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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거운유목민 Apr 09. 2022

하던 일을 멈추기

휴식도, 일도 망설여질 때

 오늘은 뒤늦게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야근(?)을 했기 때문이다. 돈을 받고 하는 일은 아니지만 바쁜 가족을 위해 여러 개의 잔심부름을 했다. 우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족이 주문한 신선식품 택배를 받아 분류하고 저장 방법에 맞게 정리한다. 그리고 누나가 좋아하는 간식을 미리 사서 냉동고와 냉장고에 넣는다. 잠깐 공연 준비를 하고 나서 가족을 위해 컴퓨터와 씨름을 했다. 저녁부터 집에서 남아도는 구형 컴퓨터를 이용해 외국에서 일하는 가족이 한국 웹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맡았다.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얕다 보니 세세하게 신경 써야 할 것들을 놓치고, '금방 될 것 같은데'를 반복하다 벌써 자정이 되었다. 차라리 짧은 휴식을 중간에 끼워 넣어 집중력과 에너지를 충전했으면 실수도 적게 하고 일도 빨리 끝냈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막상 휴식을 취해야겠다고 생각을 해도 일하던 관성이 계속 남아있어 빠르게 머릿속 버튼을 눌러 휴식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어렵다. 또 휴식을 하면 몸이 퍼져 계속 쉬게 될까 봐 , 휴식이 끝나고 나면 다시 몰입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까 봐 휴식을 건너뛰게 된다.


 뒤늦은 후회가 몰려올 때쯤, 휴식과 업무의 균형을 체계화 한 포모도로(pomodoro) 테크닉이 생각났다. 25분 정도 집중한 뒤 5분 정도 쉬기를 반복하다가 네 번째 25분 뒤에는 20-30분 동안 긴 휴식을 취하는 기술이다. 휴식 시간에는 업무와 관련된 생각을 피하고 업무와 관련되지 않는 활동을 하는 것이 관건이다. 시험공부할 때는 몇 번 사용했던 기술인데 막상 일상에서 공부할 때는 잊고 있었다. 


 오랜만에 포모도로 타이머를 켜놓고, 해야 할 일을 적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간단히 적어 놓으면 휴식 후에도 빨리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일기를 쓰다 갑자기 생각난 아이디어도 적어놨다. 


 모처럼 찾아온 즐거움과 영감을 잃지 않도록 자주 몰입하고, 자주 쉬고, 자주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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