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울 틈이 없어졌다
어제 도미노 아티스트인 Lily Hevesh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봤다. 중국의 산아 제한 정책과 남아 선호 사상으로 인해 중국의 어느 고아원에 버려진 여자 아이는 한 미국인 부부에게 입양된다. Hevesh는 중고등학생 때 인싸와는 먼 일상을 살았다고 한다. 그녀는 남는 시간에 접하게 된 도미노에 매료되어 성장기의 대부분을 도미노에 몰입한다. 과거 백인 남자 위주였던 도미노 예술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아티스트가 된 그녀는 전 세계에서 각종 재밌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여성과 비주류 인종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그녀에게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그녀 다운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아마도 '나는 내 가족과, 내 친구들과, 내 이웃들과 다르지 않을 거야'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며 남의 생각대로 살지 않았을까. SNS를 통해 만난 도미노 아티스트 친구들 및 콘텐츠 업계의 큰손들과 일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그녀처럼 자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여정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녀의 명예가 부러워서가 아니다. 인종차별적, 성차별적 악플에 상처받기도 하고, 며칠간 밤새워 작업한 도미노 작업이 몸이나 작업 도구에 부딪혀 단 몇 초 만에 몽땅 부서지는 실패를 겪어도 계속 움직이는 그녀의 원동력이 부러워서다. 몇 초 간의 즐거움을 전달하기 위해 본인의 즐거움을 담아 온 정성을 다하는 그녀의 원동력이 부러워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