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무게를 버티게 해 준 노래
20대가 끝나갈 무렵, 나는 늘 막다른 길 위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았고, 무엇을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날들이 이어졌다. 작은 일에도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았고 나 자신마저 의심하는 순간이 많았다. 어느 날은 거울 속 내 얼굴을 보며 ‘나는 왜 이렇게 힘들까’라는 질문만 반복했었다.
그때의 나는 세상의 속도에 맞춰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주 괴로웠다. 친구들은 앞서 나가고 모두가 자신의 길을 향해 달려가는데, 나는 마치 제자리를 맴도는 듯한 느낌이었다.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며 내 마음과 상관없이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더 큰 두려움과 공허함이 밀려왔다.
마음이 너무 무겁고 답답한 날이면 나는 밤이 되면 한강을 정처 없이 걸었다. 가로등 불빛이 물 위에 길게 드리워지고 바람이 내 얼굴을 스치면 마치 그 무거운 마음을 강물에 잠시 두고 오겠다는 다짐처럼 느껴졌다. 발걸음은 느리지만 꾸준했고 한참을 걷다 보면 내 안의 두려움과 불안이 조금씩 풀리는 것 같았다.
그날도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틀었다. 몽환적인 보컬이 한강의 어둠 속으로 스며들며 내 마음 깊은 곳까지 닿았다. 현실의 무거움은 잠시 사라지고, 나는 마치 아름다운 꿈속을 떠다니는 듯한 기분이 되었다. 손을 뻗어도 닿지 않을 듯한 마음의 짐이 조금씩 가벼워지고, 두려움은 노래 속 음 하나하나에 씻겨 나가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나는 비로소 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특히 이 구절이 크게 와닿았다.
“때로는 청춘이 가벼워
이 시간이 너무 두려워
손을 뻗어봐도
그대와 나는 어쩔 줄을 몰랐네”
한없이 청춘이 가볍게 느껴지다가도 그때의 나는 왜 이렇게 무겁고 두려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손을 뻗어도 잡을 수 없는 것들, 세상 속에서 나만 뒤처지는 듯한 불안, 서로에게 기대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망설이는 나와 친구들. 노래 속 가사처럼 우리는 모두 어쩔 줄 몰라 헤매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는 여전히 서툴렀고, 길을 찾지 못해 헤맸다. 하지만 그 시간을 버티게 한 건 음악이었고 한강의 바람과 물결, 노래의 잔향 속에서 들려오던 위로의 목소리였다. 이 노래는 내 청춘의 가장 깊고 어두운 밤에 작은 불빛이 되어주었고 손을 뻗어도 잡을 수 없었던 나를 천천히 일으켜 세워주었다.
혹시 지금 앞이 보이지 않아 두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 노래를 권하고 싶다. 그것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청춘의 무게를 함께 짊어져주는 노래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그 시간을 지나 돌아보면 나처럼 그 노래가 당신의 밤에도 조용히 빛이 되어줄 것임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