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 수 있는 마음의 온도
김수영의 〈그대 내게 다시〉를 들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고요해진다. 처음 들었을 땐 이 노래를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노래로만 들었지만, 요즘은 조금 다르게 들린다. 이제는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관계’에 대한 노래처럼 느껴진다.
살다 보면 누구나 멀어질 때가 있다. 가족과도, 친구와도 때로는 아주 가까운 사람과도 그렇다. 말 한마디가 서운하게 다가오고 그 서운함이 쌓여 마음 사이에 작은 틈이 생긴다. 그 틈이 깊어지면 우리는 종종 ‘이제 끝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보면 그건 끝이 아니라 잠시 멀어진 시간일 때가 많다.
“헤어졌던 순간을 긴 밤이라 생각해.” 이 한 줄이 그렇게 위로가 될 수 없다. 긴 밤이 끝나면 아침이 오듯 우리도 결국 서로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니까.
예전에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가 있다. 서로의 생활이 달라지고 대화가 어색해진 채로 몇 년이 흘렀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마치 어제 본 사람처럼 웃었다. 그때 깨달았다. 좋은 관계는 시간이 흘러도 다시 웃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라는 걸.
이 노래를 들으면 그런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씩 떠오른다. 지금은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마음속 어딘가에서 여전히 따뜻하게 자리하고 있는 사람들. 언젠가 다시 만나면 “오랜만이야” 한마디로 긴 밤이 끝난 걸 알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 말이다.
〈그대 내게 다시〉는 나에게 재회의 노래가 아니다. 관계가 가진 회복력에 대한 노래다. 우리는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진 못하지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 하나면 충분하지 않을까. 겨울이 녹아 봄이 되듯 서로의 마음도 언젠가는 다시 풀린다.
그대 내게 다시, 그건 결국 우리가 서로에게 다시 따뜻해질 수 있다는 약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