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마음의 온도
처음 이 노래를 들은 건 드라마 <청춘시대>를 보던 때였다. 겉으로는 유쾌하고 시끌벅적한 드라마였지만 그 안에는 누구도 쉽게 꺼내놓지 못한 외로움과 불안이 숨어 있었다.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상처와 고민 속에서 버텨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그들과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 장면마다 흐르던 노래가 바로 안녕의 온도의 <사랑의 한가운데>였다.
그 노래는 드라마의 공기와 닮아 있었다. 담담한 피아노 선율과 감정을 꾹 눌러 담은 듯한 목소리가 어딘가 애잔하게 마음을 울렸다. 슬픈데도 절제된 그 울림이 오히려 더 슬펐다. 마치 아무 말 없이도 서로의 아픔을 알아주는 사람처럼 그 노래는 조용히 내 곁에 앉아 있었다.
이 노래를 들으면 지금도 가슴 한쪽이 간질간질하다. 누군가를 그리워해서가 아니라 그 시절의 나 자신이 그리워서였다. 그때의 나는 어디에 서 있는지도 모르겠고 어디로 가야 할지도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마음은 늘 불안했고 세상은 나만 두고 앞서가는 것 같았다. 무언가를 붙잡고 싶었지만 손끝은 자꾸 미끄러졌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상하게도 무작정 달려 나가기보다 이 노래를 들었다. 밤이 깊을수록 마음이 복잡할수록 재생 버튼을 더 세게 눌렀다. 선우정아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단단했다. "사랑의 한가운데, 꺼지지 않는 빛을 찾아." 그 한 줄이 내게는 마치 ‘너의 길을 찾으라’는 말처럼 들렸다.
그 노래를 들으며 나는 조금씩 멈춰 섰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잠시 멈춰 서는 게 용기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노래가 끝나면 마음 한 켠이 여전히 무거웠지만 그 무거움이 더 이상 나를 짓누르지 않았다. 오히려 그 무게 덕분에 내가 여전히 땅 위에 서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사랑의 한가운데>는 그런 노래였다. 슬프지만 따뜻했고, 고요하지만 힘이 있었다. 불안과 혼란 속에서도 잠시 숨을 고르게 해주는 노래였다. 그래서 지금도 마음이 흔들릴 때면 나는 이 노래를 찾는다. 그때의 나처럼 어디에도 닿지 못한 마음을 품은 사람들에게 이 노래를 건네고 싶다.
이 노래는 위로의 말 대신 그저 옆자리를 내어주는 노래였다. “괜찮을 거야”라고 말하지 않아도 듣다 보면 정말로 괜찮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음의 방향을 잃은 어느 날, 그 노래는 여전히 내게 길을 알려주곤 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사람의 체온 같은 온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