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leine Love(치즈)

마들렌의 잔향

by 기억의 틈


치즈(Madeleine Love)

달콤한 냄새가 나는 기억이 있다. 어떤 관계는 오래 두었다가 꺼내 먹어도 이상하게 처음 같고 어떤 순간은 단 한 번 스쳤을 뿐인데 마음속 깊은 곳에 작은 설탕 입자처럼 남아 사라지지 않는다.


난 치즈의 <Madeleine Love>를 들을 때마다 그런 ‘작은 단맛’을 떠올린다. 별것 아닌 순간인데도 오래 남아 있는 마음의 조각들.


노래의 멜로디는 부드럽고 가볍지만 이상하게도 가사는 날 마주 보며 말한다. 사소한 순간이 사랑의 증거가 된다고. 아직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함들이 우리 삶을 천천히 달게 만든다고.


생각해 보면 내 삶에도 그런 순간들이 있다. 아무도 모르게 모서리가 닳아가는 마음들, 서랍 깊숙이 넣어두었다가 어느 날 문득 탁 꺼내 보면 여전히 향긋한 기억들. 사람이 만든 냄새라기보다 시간이 만들어준 향 같은 것들.


‘왜 그런 건 항상 우연처럼 찾아올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누군가와 따뜻하게 눈이 마주치던 날, 아무 이유 없이 손등이 닿아 따뜻했던 순간, 말하지 않았지만 서로 같은 마음이었음을 느낀 적. 그런 모든 장면들은 처음엔 아무렇지 않아 보였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아, 이게 마들렌 같았구나.”


사랑은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치즈의 목소리처럼 포근하게 귀에 살며시 감기는 멜로디처럼 평범한 일상의 틈새에 스며들면 된다. 그 사람과 걸었던 동네 길, 같이 웃으며 지나친 음식점 간판, 그저 “오늘 뭐 먹을까?”라고 묻던 저녁의 대화까지 아무것도 아닌 순간들이 쌓여 어느 날엔 마음을 지켜주는 힘이 된다.


요즘 나는 그런 마음의 조각들을 조심스레 모아 본다. 너무 세게 쥐지도 않고 그렇다고 놓치지도 않으려고 사이사이를 살피며 살아가는 중이다. 어쩌면 이것이 내가 사랑을 대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Madeleine Love>를 들으면 나는 늘 같은 결론에 닿는다. 사랑은 한순간에 확 다가오지 않는다. 대신 작은 조각들로 천천히 스며들어 나도 모르는 사이 마음을 달게 만든다.


그리고 언젠가, 아주 가벼운 일상의 어느 순간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아, 내가 사랑하고 있구나.”


그 말이 참 좋다.

누구를 향해든, 나 자신을 향해든.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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