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인형 아작의 첫니 빠진 날 이야기
봄이라는 계절로 접어들면서 6살이 되고 있는 3번 방 Kindergarten 아이들에게 한 두 개씩 흔들리는 이가 생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Selective Mutism을 가지고 있어서 가끔 뜬금없이 입을 다물어 3번 방 교사들을 당혹하게 만들곤 하는 아작에 흔들리던 이가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제까지 이날처럼 신난 아작을 본 일이 없었다.
바람인형 아작이 3번 방에 들어서는 나를 보자마자 나를 향해 활짝 웃으며 달려왔다.
"Good moring, 아작"
나의 인사에 아작은 입을 벌린 채 손가락으로 자기 입 안을 가리키며 말했다.
"Look! Look!"
무슨 일인가 입안을 바라보니 어제까지 쪼르륵 줄을 지어있던 자그마한 아랫니 중에 하나가 사라졌다.
"Did you lose your tooth?
"Yes!"
신난 얼굴이 더 환해지더니 종알종알 이 빠진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어젯밤에 이가 빠졌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베개 아래에 1달러가 있었단다.
아작 하루 종일 다른 보조교사나 언어 교정사, 급식실 직원 등등 만나는 사람들에게 첫니 빠진 이야기와 Tooth Fairy가 두고 간 1달러 받은 이야기를 하느라고 신이 났다.
집에 가기 위해 스쿨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아작은 나에게 다시 그 1달러 이야기에 조잘거렸고 스쿨버스 문이 열리자 버스기사에게 입을 쩍 벌리고 이가 빠진 곳을 보여주며 Tooth Fairy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 어릴 적에는 이가 빠지면 엄마가 마당에 데리고 나가서 빠진 이를 지붕에 던지라고 하였다.
까치가 새 이를 물고 가서 곧 새이를 가지고 올 거라는 말에 신이 나서 이를 던졌던 기억이 있다.
요즘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이 이가 빠지면 지붕에 던지는지는 모르겠다.
하긴 요즘 우리나라에 지붕 있는 집보다 지붕이 너무 높아 어디를 지붕이라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대다수이지만 말이다.
나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이가 빠지면 축하해주면서 작은 상자에 담아주기는 했지만 지붕에 던지는 행사를 하지 않았으니까.
미국에는 이의 요정인 "Tooth Fairy"가 있다.
빠진 이를 베개 아래에 두고 자면 Tooth Fairy가(이 요점) 와서 이를 가져가면서 돈을 놓고 간다는 것이다.
산타클로스를 믿는 나이의 아이들은 Tooth Fairy도 믿는다.
크리스마스 아침에 일어나면 크리스마스 선물이 놓여있는 것처럼 아침에 일어나면 이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돈이 놓여있으니 말이다.
내가 산타클로스를 믿던 나이 때로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보면 나도 Tooth Fairy의 환상을 믿었을 것 같다.
부모로서 돌아보아도 우리 아이들에게 Tooth Fairy 신화를 경험해보게 해 주었으면 우리 아이들도 어쩌면 이가 빠진 날을 축제나 파티처럼 느꼈을 것 같다.
아마도 신이 나서 빠진 이를 소중히 베개 아래에 두고 밤새 Tooth Fairy가 다녀가는 꿈을 꾸다가 아침에 베개 아래 놓인 동전 몇 개에 기뻐서 깡충깡충 뛰었을 것이다,
빨간 옷에 하얀 수염을 단 배불뚝이 산타클로스에 대해 허왕된 꿈과 환상을 심어준다, 아이들에 대한 어른들의 농락(?)이다 또는 기업의 상술이다와 같은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한 것을 안다.
철이 들 무렵 산타클로스의 진실을 알게 된 후, 실망스럽고 서운한 기분에 몹시 마음이 상했다.
하지만 어릴 적 두 번쯤 받아봤던 산타클로스의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추억과 환상 그리고 흥분 가득한 기대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여전히 빙그레 웃음이 난다.
빠진 이를 가져가고 돈을 두고 간다는 이의 요정 또한 산타클로스와 유사한 방법으로 아이들을 속이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며 경험하는 "이를 가는 과정"을 함께 축하하고 기뻐하는 기회가 되어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기념하는 것으로 생각하다면 조금 허왕되고 말이 안 되는 "Tooth Fairy" 또한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소중한 기억을 남겨주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가족들의 배려가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