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아이들의 부모들을 통해 날마다 배웁니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시각장애나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
달리고 싶거나 뛰고 싶어도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처럼
마음에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할 수 없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가진 아이들이다.
겉으로는 남들과 같아 보여도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과 느끼는 방법이 남들과 다른
마음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부모들에 대한 이야기
예전에 나는 신체적인 어려움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느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데 이상하고 심지어 괴상하게 행동하는 마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 다른 이들처럼 찡그린 얼굴과 못마땅한 마음으로 바라보곤 했다. 그러나 미국이란 나라에 와서 자폐나 행동장애, 다운 증후군을 가진 남다른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남다른 아이들의 남다른 점을 이해하는 법과 함께 그 아이들의 별스러움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뿐만 아이라 그 아이들의 부모들에 대해서도 더 깊이 그리고 예전에는 헤아리지 못했던 사소한 삶의 가슴 아픔까지 보는 법을 깨달아가고 있다.
몸에 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부모들에게는 비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헤아릴 수 없는 아픔과 상처가 있을 것이다. 예전과 달리 근래에는 그들을 향해 동정과 연민의 마음을 보이며 도움과 배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아서 참 다행이다.
그러나 마음에 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부모들은 동정과 연민 대신 여전히 비난과 원망의 눈초리를 감내해야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남다른 아이들의 상태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겉으로는 너무나 정상적인 아이들의 남다른 별스러움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가정교육의 부족이나 가정 내의 문제로 인한 것으로 오해되기 쉽다. 남다른 아이들을 경험하기 전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부모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이라는 선입견과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상황 가운데 자신의 자녀 내면에 어떤 장애가 있는지 일일이 설명하여 이해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어서 그럴 때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저 남들보다 더 미안해하고 가슴 졸이며 사는 것 같다. 나는 그 사실을 내가 부모가 되고 이십 년 가까이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남다른 아이들을 통해서도 아이들의 세계를 함께 경험하고 있지만 동시에 남다른 아이들의 부모들에게서 참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남들과 다른 세상에 사는 아이들을 남들이 사는 세상으로 데리고 나오기 위해 오랜 시간 속으로는 곪고 곪은 상처에 염증이 났을 것이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부모들이 아이들 앞에서,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절대로 어두운 그늘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가 내뱉는 섬뜩한 말들을 Colorful Language라고 표현할 줄 알는 삶에 위기에서 얻은 단단한 유머감각과 좋은 날보다 나쁜 날이 더 많은 자폐가 심한 딸의 나쁜 날을 누구든 가질 수 있는 나쁜 날들 중 하나로 받아들일 수 있는 긍정적인 자세와 마음의 여유가 존경스러울 뿐이다. 한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아들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엄마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배우려는 그 열심과 끈기, 그리고 보고 있자면 웃음보다 울음을 나올 것 같은 아이의 상황에도 웃음으로 안아주는 그 마음의 깊이와 넓이가 놀라울 뿐이다. 물론 그 단계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가슴이 무너지는 시간들을 보냈을지 나는 감히 가늠할 수조차 없다. 아마도 그런 시간을 보내고 더 단단해지고 강해졌기에 매일 수시로 마주하는 자신의 아이의 별스러운 문제행동들을 마음은 부서질지라도 아이 앞에서는 웃으며 넘길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매일 하교 시간에 밝은 얼굴로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향하는 남다른 아이들의 부모들을 보고 있자면 사소한 문제와 작은 어려움에 불평하고 원망하는 내 마음이 몹시 미안해지곤 한다. 그들을 떠올릴 때면 내 아이의 작은 실수에, 별것 아닌 부족함에 너그러운 미소로 품어주기보다 세상 큰 일 난 것처럼 분노하고 지적하는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지곤 한다.
정작 마음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남들과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남다른 아이들이 아니라 감사할 것에 불평하고 기뻐할 것에 무심하며 사랑해야 할 것들을 외면하는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
남다른 아이들과 함께하는 동안만이라도 자기 아이의 남다름을 날마다 인내해야 하는 남다른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내가 가진 어리석고 이기적인 마음 장애를 이겨낼 수 있기를, 그래서 내 앞에 있는 남다른 아이들을 진심으로 품어줄 수 있기를, 나의 마음이 남다른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될 수 있기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