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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사 May 20. 2017

당신의 여행을 악몽으로 만드는 세 가지


일상으로부터 탈출해 꿈같은 여행을 시작한 당신! 하지만 순간의 선택이 당신의 소중한 여행을 악몽으로 만들 수 있다.


- 너무 많은 준비

국내 여행이건, 해외여행이건, 자유 여행이건, 패키지여행이건 모든 여행은 준비가 필요하다. A부터 Z까지 빈틈없이 완벽한 준비를 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는 자가 있는가 하면, 또 미룰 수 없는 숙제를 안게 된 학생의 마음을 갖게 되는 자가 있다. 평소에는 그런 성격이 아니지만 여행 앞에서만 “급완벽주의자”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넘치는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 많은 준비는 필연적으로 많은 기대를 낳게 한다. 여행은 늘 변수와의 싸움이다. 날씨, 파업, 예매 실패, 컨디션 난조 등 예측할 수 없는 돌발 상황은 그래서 고스란히 스트레스가 된다. 갑자기 비가 왔을 때 갈만한 실내 여행지, 현지식에 질렸을 때 갈 만한 한식당이나 한국식품을 파는 마켓 정도 알아두는 센스와 어떠한 변수에도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만 있다면 당신의 여행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 과도한 몰입

화보 촬영을 온 아이돌도 아니면서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아야 직성이 풀리는 자들이 있다. 여행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시작된 기념사진은 어느새 주객전도 되는 경우도 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처럼, 여행을 왔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건지, 사진을 찍기 위해 여행을 온 건지… 뭐 여행의 목적이 SNS용 기념사진이라면 목적 달성한 것을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사진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다시는 못 올 것 같은 마음에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고 연신 셔터를 누른다. 단언하건대 남겨진 사진의 개수 보다, 마음속에 남겨진 추억이 더 많다면 당신 은분명 다시 그곳에 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사진과 함께 당신의 여행을 악몽으로 망치는 주범이 바로 스마트폰이다. 유심을 갈아 끼우거나, 데이터 로밍을 하면 세계 어디서나 한국에서 쓰던 것처럼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다. 카톡도 되고, 인스타도 되고, 페북도 된다.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려 친구들의 부러움을 유도한다. 그리고 또 실시간으로 한국의 뉴스도 확인해야 한다. 사실 그럴 거면 굳이 왜 돈 들여, 시간 들여 먼 곳까지 왔을까?


인생샷 건지기에 혈안이 된 그 순간! 한국의 끈을 놓지 못해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있는 그 순간, 다시 돌아오지 않는 당신의 소중한 여행이 부질없이 흘러간다.   


- 부질없는 객기 

여행을 오면 이상하게 없던 용기가 생긴다. 안 입던 과감한 옷도 입어 보고, 입술도 빨갛게 바르고, 좀 평소에는 가지 않던 고급 바에 가서 칵테일 한잔 마시는 것. 여행지에서의 일탈은 딱 거기까지면 충분하다. 하지 않던 일을 “과하게”하면 사고가 생긴다. 평소 쇼핑의 ‘ㅅ’도 모르던 B는 SPA의 천국, 스페인에서 신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여행의 마지막 날, 가지고 있던 현금을 탈탈 털어 쇼핑에 나섰다. 일행들과 떨어져 혼자 쇼핑의 재미에 푹 빠진 그 순간, 집시 언니들의 빠르고 거친 손길이 B를 향해 온다. 그리고는 B가 가진 모든 것(현금, 카드, 휴대전화, 여권까지)을 탈탈 털어갔다. 금전적 손해도 손해지만 평소 빈틈없이 철저한 성격으로 다른 사람은 다 소매치기를 당해도 자신만은 아닐 꺼라 자신했던 B의 멘탈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B는 말한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고, 쇼핑도 하던 놈이 해야 하는 것!” “내 인생에 더 이상의 쇼핑은 없다”라고 선언했다. 그렇게 B에게 그 일탈은 어마어마한 교훈을 안겨주었다. 낯선 사람이 주는 음식은 먹지 않고,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않는다. 모르는 사람의 친절은 의심한다. 평소 한국에서 하는 대로만 하면 여행지에서 범죄의 표적이 될 일이 없다. 하던 대로 하시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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