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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사 Aug 27. 2020

이게 다 브런치 때문이야

[출간 D+7] 이제야 밝히는 필명 ‘호사’의 비밀

  

생애 첫 책을 세상에 내놓은 지, 약 일주일. 그사이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이거다.

    

“호사가 무슨 뜻이죠?”


사실, 이 필명의 시작점은 ‘브런치‘였다. 글을 써봐야겠다 마음을 먹고 이런저런 플랫폼을 기웃거렸다. 그러다 정착하게 된 곳이 브런치였다. 평소 모 플랫폼에 글을 쓰던 작가님이 ’ 브런치’로 옮긴다는 공지를 보고 처음 브런치의 존재를 알게 됐다. 슬쩍 브런치를 둘러보니 이곳에 올라온 글과 그 글을 쓴 작가님들의 내공은 지금껏 봐왔던 다른 플랫폼과 결이 달랐다. 의심 많은 난 조금 더 브런치에 대해 파봤다. 파면 팔수록 브런치는 글쓰기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라는 사실은 확인했다. 그 때문일까? 출판계가 주목하는 곳이라는 소문이 틀리지 않았다. 브런치를 통해 출간 제안을 받고 출간 작가로 데뷔하는 사례들이 그걸 증명했다. 언젠가 내 이름 박힌 책 하나 갖는 게 소원인 출간 작가 지망생 중 하나였던 나. 더 고민하지 않고 바로 마음을 정했다.


여기는구나! 내가 누울 곳!

  

브런치에 가입하던 날, 활동할 이름을 써넣으라고 했을 때 멈칫했다. 뭐로 하지? 평소 쓰는 아이디는 쓰고 싶지 않았다. ‘본캐‘와 철저히 분리된 새로운 ‘부캐’가 필요했다. 나의 본명, 직업도, 생김새(?)도 어느 하나 드러내지 않고 오직 ‘글’로만 평가받고 싶었다. 불필요한 편견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내 생각과 마음을 글로 담겠다는 의지가 담긴 필명이 필요했다.      


그래... 브런치... 브런치니까...

여유... 느긋함... 사치...

음... 브런치 먹는 걸 보통 ‘호사‘ 부린다고 하잖아?

호사... 나쁘지 않네. 간결하고. 뭔가 있어 보이고...      


채 1분도 고민하지 않은 결과다. 별생각 없이 정한 이름이 내 첫 책에 떡하니 ‘지은이’로 박힐 줄 상상도 못 했다. ‘브런치’라는 단어에서 시작된 이 맥락 없는 의식의 흐름이 (어쩌면) 내 인생을 뒤집을 태풍의 씨앗이 될 줄이야. 막연히 ‘내 이름 박힌 책 갖고 싶다’라고만 생각했지 그게 진짜 현실이 될 줄 몰랐다. 내 인생에 처음 겪는 온 우주의 기운이 모아지는 날들이 모여 ‘출간 작가’가 되었다.     
 

‘호사가 무슨 뜻이야?‘라는 질문을 받을 때는 늘 이렇게 가볍게 대답한다. ’ 호사 부리고 살고 싶어서 그렇게 지었어‘라고. 그리고 덧붙여 아래의 의미들을 말한다. 마치 아이돌 이름을 작명하듯 우선 이름을 지어 놓고 그 후에 세상의 모든 좋은 뜻을 덕지덕지 붙이는 것처럼.     


호사 1 [豪奢]  
호화롭게 사치함. 또는 그런 사치.

호사 2 [好事]
(기본 의미) 좋은 일. 일을 벌이기를 좋아함.  

호사 3 [好詞]
좋은 시가나 글귀.

호사 4 [豪士]
매우 호기롭고 날랜 사람.


며칠 사이 검지와 엄지 사이에 툭 튀어나온 뼈 위로 얇은 물집이 생겼다. 온라인에서만 살아 있을 줄 알았던 ‘호사’라는 이름을 새 책에 써넣는 사인 작업을 한 탓이다. 결코 양이 많아서가 아니다. 평소 손글씨를 쓸 일이 거의 없으니 곱고 여린 살갗이 밀린 결과다. 무명 신인 작가의 책을 기다리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간단한 메시지와 ‘호사’라는 이름을 꾹꾹 눌러썼다.


브런치가 아니었다면 결코 써 보지 않았을, 불리지 않았을, 아니 탄생하지 않았을 이름, ‘호사’. 그 이름을 노란색 책 속지에 써넣으며 생각했다.


이곳의 이름이
 ‘브런치’가 아니었다면
난 지금 어떤 이름을 달고
살아가고 있을까?      

그리고  
‘호사’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날들에는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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