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은 엄마랑 내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뜻이잖아."
"그렇지. 라라가 엄마 뱃 속에 있을 때 탯줄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증거지."
"내 배꼽은 엄마랑 내가 연결되어 있었다는 표시고, 엄마 배꼽은 이봉애할머니랑 엄마가 연결되어 있었다는 표시고 아빠 배꼽은 현풍할머니랑 아빠랑 연결되어 있었다는 표시잖아. 그러면 아담 배꼽은?"
으잉?????????????
아담 배꼽까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아담은 하나님이 바로 만드셨으니까 배꼽이 없지 않았을까?"
생각나는 대로 대답했다.
"아닌데? 아담 그려져 있는 그림들 보면 배꼽 있던데?"
앗!!!!!!
그렇네. 아담의 배꼽 여부까지 살펴보며 작품 감상한 적은 없었다.
인터넷에 물어보니 그걸 궁금해한 사람들도 꽤 있었나보다.
실제로 중세시대부터 아담 배꼽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었다고 한다.
배꼽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창조하셨으니 없었을 것이라고 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처음 인간을 창조하셨을 때 후세의 인간의 모습과 같이 만드셨을 거라는 주장이다.
암튼, 라라에게 두 가지에 대해 설명은 해줬는데 받아들이는 건 라라의 몫이겠지.
존경하는 이어령선생님도 마지막 수업에서 배꼽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저자김지수,이어령출판열림원발매2021.10.28.
"재미있지. 배꼽을 만져보게. 몸의 중심에 있어. 그런데 비어 있는 중심이거든. 배꼽은 내가 타인의 몸과 연결되어 있었다는 유일한 증거물이지. 지금은 막혀 있지만 과거엔 뚫려 있었지 않나. 타인의 몸과 내가 하나였다는 것. 이 거대한 우주에서 같은 튜브를 타고 있었다는 것."
아이와 엄마가 거대한 우주에서 같은 튜브를 타고 있었다니..
하......... 그래서 아빠는 가지지 못한 모성애를 가지는 건가 싶기도 하다.
아이는 늘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아이 덕분에 아이와 함께 철학 아닌 철학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배꼽에 대한 라라파의 웃긴 말말말
배꼽에 대해 진지하게 묻는 딸 옆에서 또또또 장난치는 아빠.
"하나님이 처음 사람을 만들 때 잘 익었나 젓가락으로 꼭 찔러봐서 그렇지."
"아니잖아~~~ "
"아니면 배꼽에다가 빨대 꽂고 숨을 불어넣으셨나?"
"아니잖아~~~~ 뿌엥~~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