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딸의 단골 멘트이다.
“엄마 원래 이런 사람 아니잖아.”
라라는 아기 때부터 자립심이 강한 아이였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혼자서 병을 따고, 과자 봉지를 뜯고, 혼자 옷 입고...
키우는 동안 속이 타 들어간 적도 많았다.
특히 바쁘게 등원해야 하는 시간에는....
그런데 이제 본인도 7년 세월을 살아보니
귀찮은 일은 엄마에게 부탁하는 게 편하다는 걸 알기 시작한 것 같다.
게다가 요즘 방학이라 하루 종일 맘껏 놀다 보니 집이 엉망이다.
특히나 요즘 도화지로 입체 집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셀프로 계획해서 착수하고 계셔서
라라방 한 쪽에는 종이, 가위, 테이프가 늘 저렇게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이가 놀던 것을 정리해주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아이의 독립을 양육의 최종 목표로 생각하는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해서...
그래서 아이에게 이야기했다.
1.
“라라가 놀았던 놀이감은 스스로 정리해야 해. 그건 라라의 일이야. 엄마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할 수는 있지만 라라가 할 수 있는 만큼 다하고 그래도 힘들 때 엄마한테 도움을 요청해.”
2.
“엄마도 엄마의 시간이 필요해. 라라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처럼 엄마도 하고 싶은 일이 있어. 엄마도 엄마의 일을 하고 있을 때에는 방해받고 싶지 않아. 그래야 엄마의 시간도 라라의 시간도 서로 존중할 수 있는 거야.”
3.
“라라는 이제 아기가 아니야. 너도 엄연히 우리 가족의 한 사람이야. 그래서 라라가 맡은 부분의 일은 해야 해. 빨래 통에 넣는 일, 놀이감 정리하는 일, 옷 거는 일은 라라가 해야 하는 일들이야.”
4.
“라라가 무엇을 가지고 놀기 전에 스스로 내가 정리할 수 있는지 미리 생각해보고 시작해야 해. 그걸 절제라고 해. 라라는 이제 아기 아니고 2학년 언니니까 절제하는 법도 배워야 해.”
언니부심이 있는 아이라서 그런지 비장한 표정으로 알겠다고는 했지만
막상 나중에 혼자 정리할 때가 되니 힘들기도 하고 엄마가 원망스러웠는지
“엄마 원래 이런 사람 아니잖아. 우리 엄마 맞아?”
라며 입을 삐죽인다.
빵 터진다. 진짜 우리 딸!
엄마 이제 이런 사람이 되어보려고.
널 사랑하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아이가 되길 응원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