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렀던 나를 그리고 부모를 이해하며, 아이와 함께 자라는 시간
계단에서 구르고 집으로 향해 달려가던 그날의 나를
요즘 자주 떠올린다.
작은 다리가 바들바들 떨렸고,
숨은 가쁘게 차올랐지만,
그때의 나는 오직 한 마음뿐이었다.
‘엄마 품에 가면 괜찮아질 거야.’
하지만 문을 열던 순간,
따뜻한 품 대신 차가운 공기가 나를 덮쳤다.
아빠의 화난 얼굴,
문에 부딪혀 바닥으로 떨어지던 사과,
그 소리가 내 안에 오래 남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아프면 죄책감을 느꼈고,
다치면 눈치를 보았다.
‘다치는 건 잘못이구나.
아픈 건 내 탓이구나.’
그 생각은 어린 나를 천천히 숨게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 나는 엄마가 되었다.
아이가 넘어지고 다칠 때면
나는 다친 아이의 마음을 달래기보다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그러니까 조심하랬지!”
“하지 말랬잖아!”
그 말이 내 입에서 나올 때마다
나는 그날의 아빠 얼굴이 겹쳐 보였다.
그 순간, 이해했다.
나는 사랑받지 못했던 아이가 아니라,
사랑을 두려워했던 아이였다는 걸.
그래서 나는 연습 중이다.
아이의 울음 앞에서 멈추지 않고,
그 울음 옆에 조용히 머무는 연습.
“괜찮아, 울어도 돼.”
그 말을 아이에게 건네며
나에게도 속삭인다.
그리고 요즘은 이렇게 생각한다.
그때의 부모도 서툴렀을 것이다.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저 너무 어려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
부모가 나를 사랑했던 그 마음을,
이제는 나만의 언어로 이어가려 한다.
내 아이가 나에게 부탁을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엇이든 편히 말하고, 언제든 안길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사랑은 결국,
다시 배우는 일이다.
그 과정을 아이와 함께 걸어가며
나는 조금씩, 나 자신을 다시 키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