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사탕 놀이

그림책과 만난 오감놀이

by 행복한독서

『신기한 사탕』(미야니시 타츠야 글·그림 / 계수나무)은 아이들의 상상을 자극하고 욕구를 충족시키는 책이다. 여러 가지 신기한 힘을 가진 사탕들을 마음껏 상상하고, 그 사탕을 먹고 신기한 힘을 발휘하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 아이들에게 상상은 매우 중요하다. 어른들에게 평소 어떤 상상을 하는지 물으면 대부분 로또 당첨, 유럽 여행, 멋진 집 등을 이야기한다. 어른들의 상상에는 물질에 대한 욕망이 담겨있다. 그러나 아이들 상상은 다르다. 아이들은 상상을 통해 천지를 창조한 조물주와 같은 힘을 발휘한다. 현실에서는 어른들로부터 보호와 지시를 받는 나약한 존재이지만, 상상의 세계에서는 어른들의 힘을 능가한다. 공룡을 길들여 타고 다니고, 나쁜 사람을 혼내는 등 어른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한다.

아이들이 상상하는 신기한 사탕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래서 교사는 신학기 때나 첫 수업에 활용하면 아이들에 대해 좀더 빨리 파악할 수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평소 아이들이 표현하지 않았던 생각을 알 수 있다. 아이들도 서로 속마음을 나누었기 때문에 가까워지는 데 도움이 된다.


신기한 사탕 본문.jpg ⓒ계수나무(『신기한 사탕』)


대전의 병설유치원 7세반 아이들과 수업을 할 때였다. 책에 나오는 힘이 세지는 노란 사탕이 필요하다는 아이가 있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아빠와 자주 팔씨름을 하는데 아직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면서 노란 사탕을 먹고 아빠를 이기고 싶다고 했다. 어렸을 때로 돌아가는 사탕이 있으면 좋겠다고 한 아이도 있었다. 어릴 때로 돌아가면 친구들이랑 선생님을 못 만나지 않을까 했더니 여섯 살로 돌아가서 글자 공부와 숫자 공부를 하고 병설유치원에 다시 오고 싶다고 했다. 반 친구들은 글자와 숫자를 잘 아는데 자신은 아직 글자를 모른다면서 무척 속상해했다. 언제 엄마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었는지 아니면 엄마를 잃어버릴까 두려웠는지 먹으면 온몸이 별처럼 반짝이는 별사탕을 떠올린 아이도 있었다. 별처럼 빛나면 엄마가 찾기 쉬울 거라며. 이렇게 캐묻지 않아도 책을 읽는 동안이나 다 읽었을 때 스스로 속마음을 드러낸다. 잘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두려운 것 등 자신의 속마음이 나온다. 아이들의 속마음을 알게 되면 그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다. 이것은 아이들에게 어른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해준다.


이 책을 읽어줄 때 제목은 아이들이 읽도록 한다. 느낌을 살려서 읽다 보면 책에 대한 마음이 더 열린다. 아이들이 제목을 읽고 나면 어떤 신기한 사탕이 나올지 추측하게 한다. 여기에서도 아이들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책을 읽어주는 동안 아이들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 집중해서 듣는다. 그리고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이야기를 한다. “나도 먹고 싶다.” “진짜 있으면 좋겠다.” 등등. 꿀꿀이가 늑대들에게 빙 둘러싸여 더 이상 벗어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할 때는 “하얀 사탕이 있잖아. 어서 먹어 봐!”라고 외치기도 한다.


책의 절정인 “꿀꿀이는 하얀 사탕을 입에 넣었어요. 그러자” 이 부분까지만 읽어주고 어떤 신기한 일이 벌어질지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것도 좋다. 내용 확인이 아닌 앞으로 일어날 일이나 뒷이야기를 상상해보게 하는 것은 아이들을 책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사탕모양.jpg


책을 읽고 ‘신기한 사탕’을 만든다. 만들기 전에는 반드시 있으면 좋을 신기한 사탕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다. 이때는 아이들이 상상하는 사탕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평가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의 욕망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욕망이 어른들의 기준에 의해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면 아이들은 자신감을 잃고 점점 입을 다문다. 이런 경험이 몇 번 거듭되면 인정받지 못하는 욕망을 가진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다. 무언가를 파괴하고 누군가를 고통에 빠트리는 사탕을 이야기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럴 때는 아이를 야단치거나 좋은 걸 생각해서 다시 하라고 하면 안 된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아이들은 그만큼 억눌린 것이 많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푸는 것이다. 억눌린 것이 해소되면 차츰 나아진다. 그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우리 어른이 할 일이다.


별사탕.jpg


신기한 사탕 만들기 활동은 점토를 이용한다. 점토 놀이는 자신감을 길러준다. 주도적으로 뭔가 해본 경험이 없거나, 칭찬보다는 꾸중을 자주 들었던 아이들은 점토를 조물조물 만지고, 자신이 만지는 대로 형체가 만들어지는 걸 보며 자신감을 회복한다.



남혜란_한국그림책연구소 책임연구원, 『신개념 독서교육 그림책놀이』 저자


이 콘텐츠는 <월간그림책> 2019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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