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네모 이야기

그림책과 만난 오감놀이 1

by 행복한독서

‘네모’는 똑같이 생긴 변이 네 개이고, 똑같이 생긴 모서리도 네 개인 정사각형이어서 행복했다. 그런데 월요일이 되자, 네모는 여러 조각으로 잘리고 동그란 구멍들이 생겨서 흩어져버렸다. 이제 더는 정사각형이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갑작스레 일어난 일에 몹시 놀랐을 텐데 네모는 흩어진 조각들을 모아 분수를 만든다. 그리고 콸콸 물을 뿜어내면서 손뼉을 치며 행복해한다. 한 주 동안 찢어지고 흩어지고 조각나는 일이 계속되지만, 네모는 그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새롭게 변신하며 극복해나간다. 위기의 순간들을 잘 극복한 네모는 더 이상 아무 일이 생기지 않자 스스로 변화를 만든다. 이 변화로 네모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하고 아이들까지 행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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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네모 이야기』(마이클 홀 글·그림 / 상상박스)는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걸 보여준다. 문제가 생겼을 때 절망하고 주저앉으면 그것으로 끝나지만, 문제를 피하지 않고 해결하고자 하면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누구라도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기면 당황하고 속상해한다. 그렇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모두 다르다. 힘들어하다가도 “그래. 한번 해보자!”며 힘을 내는 사람도 있고, “왜 나한테만 자꾸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아, 몰라!” 하며 회피하거나, “방법이 없어. 이제 나는 끝났어”라며 아예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만약 네모가 여러 조각으로 잘리고 동그란 구멍이 생겨 흩어져버렸을 때 그대로 주저앉았다면 네모는 그것으로 끝났을 거다. 하지만 힘을 내서 해결했기에 새로운 무엇이 될 수 있었고, 계속되는 위기에도 당당하게 이겨낼 수 있었다.


위기를 극복하는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바로 어렸을 때 했던 상상의 힘이다. 가장 약한 존재인 아이들은 어른들의 보호와 간섭으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대신 상상의 힘으로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척척 해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감을 회복한다. 이때 얻은 자신감은 어른이 되어 힘든 일을 겪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어린 시절 얼마나 자유롭게 상상의 세계를 펼쳤는지 또 그 상상의 세계를 이해받고, 존중받았는지에 따라 문제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해결해나가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


『행복한 네모 이야기』는 읽어주는 과정에서부터 자연스레 아이들이 참여한다. 네모가 여러 조각으로 잘리고, 찢기고, 깨진 유리처럼 조각날 때 어떻게 극복할지, 무엇이 될지 자신이 생각한 걸 이야기한다. 그 순간은 아이들도 네모가 되어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장한다. 그래서 네모가 스스로 창문을 만들고 분수가 되어 아이들을 즐겁게 해줄 때, 마치 자신이 한 일인 양 기뻐한다.


책을 읽은 후에 ‘내가 만든 행복한 네모 이야기’ 활동을 한다. 배를 만들어 바다에 띄워 더 넓은 세상을 보게 하고, 사람들과 동물들이 편히 건너갈 수 있게 징검다리를 만들고, 보는 사람 마음마저 환하게 밝혀주는 꽃을 만드는 등 다양하게 ‘행복한 네모’를 표현한다. 네모를 행복하게 해주는 건 ‘상장 만들기’나 ‘칭찬하기’처럼 좋은 일을 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해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여준다. 그래서 활동하는 내내 행복해한다.


내가 만든 행복한 네모 이야기.jpg 내가 만든 행복한 네모 이야기


2차시 활동으로 ‘내가 행복할 때’를 표현하는 ‘행복한 ㅇㅇㅇ 이야기’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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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이야기 (3).jpg 행복한 ㅇㅇㅇ 이야기


이 활동은 가족이 함께할 때 더 빛난다. 어느 때 자신이 행복한지 떠올리고, 그 행복한 순간들을 그림이나 글로 표현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유대감을 쌓는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랑 함께 밥 먹을 때, 손잡고 산책할 때, 친구랑 놀 때, 괜찮다는 말을 들을 때 행복하다고 했다. 부모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차 마실 때, 친구들과 이야기 나눌 때, 식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를 행복한 순간으로 꼽았다. 이렇듯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은 거창한 게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이고, 소박해서 서로가 놀란다. 마음을 헤아린 덕분에 활동을 마치면 모두 활짝 웃는다.



남혜란 선생님은 한국그림책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일하며 그림책의 주제를 살린 다양한 활동과 책과 가까워지는 방법을 연구해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펴낸 책으로는 『신개념 독서교육, 그림책놀이』가 있습니다.


이 콘텐츠는 <월간그림책> 2019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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