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걸음!

그림책과 만난 오감놀이 4

by 행복한독서

『아이스크림 걸음!』(박종진 글 / 송선옥 그림 / 소원나무)에는 말을 듣지 않는 동생을 윽박지르거나 억지로 끌고 가는 대신 기발한 방법으로 따르게 하는 멋진 형이 등장한다. 형(언니, 누나, 오빠)의 입장에서 동생 돌보기만큼 어렵고 귀찮은 일이 또 있을까? 잘 따르다가도 조금만 틀어지면 삐지거나 울어버리고, 기껏 데리고 놀며 돌봐줬더니 엄마에게 잘못한 걸 이르기나 하고. 형 선동이도 제멋대로인 동생 율동이가 밉고 귀찮았을 테다. 그렇지만 혼내기보다는 아이스크림과 재미있는 놀이로 율동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율동이는 어린이집 꽃밭에서 곤충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 시각 선동이는 율동이를 데리러 간다. 만화를 봐야 하는데 동생을 데리러 가야 해서 잔뜩 부은 얼굴이다. 선동이는 만화를 놓칠세라 율동이의 어린이집 가방을 둘러메고 종종걸음으로 앞장서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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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율동이는 형의 급한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꽃밭의 달팽이와 나무에 매달린 거미를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없다. 보다 못한 선동이가

“달팽이걸음 하지 말고 빨리 오라니까!”

라고 재촉하지만, 이번에는 줄지어 가는 개미 떼에 마음을 빼앗겨 아예 주저앉는다. 약이 오른 선동이는 율동이를 잡아끌고 갈까 하다가 걸음 놀이를 제안하며 잘 따라 하면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고 한다. 아이스크림이라는 말에 율동이는 선동이 말을 고분고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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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걸음!』은 책을 읽어주기 전 앞표지와 앞 면지를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다. 앞표지에는 두 아이가 달콤한 초코와 고소한 땅콩이 얹어진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를 기분 좋은 얼굴로 걸어간다. 책 제목 또한 아이스크림으로 연출했는데 아이스크림 특유의 달콤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듯하다. 마치 도깨비방망이처럼 그려진 느낌표(!)는 초코 범벅이어서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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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아이스크림이 그려진 앞 면지를 보여주면 아이들은 탄성을 지른다. 앞 면지를 보면서 먹어보았거나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눈다. 이때는 책을 읽어주는 어른도 참여한다.

캔디바, 쌍쌍바, 메로나, 빙빙, 빠삐코, 더위사냥, 붕어싸만코, 스크류바, 수박바, 설레임, 돼지바, 폴라포, 죠스바, 바밤바, 누가바 등 아이들이 다양할수록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다양하다.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이름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행복하다. 이름을 다 말하면 왜 좋아하는지, 어떤 맛이 나는지, 어떻게 먹어야 더 맛있는지 이야기를 나눈다.


“메로나는 녹여 먹어야지 깨물어 먹으면 안 되고.”

“죠스바는 혀에 물이 잘 들게 핥아먹고.”

“쌍쌍바는 절반 갈라서 친구나 동생이랑 나눠 먹고.”

“스크류바는 입에 아이스크림을 넣고 두 손으로 막대를 오른쪽 왼쪽 돌려가며 먹고.”

“돼지바는 겉에 붙은 초코가 안 떨어지게 조심해서 먹는데 손바닥으로 받쳐서 떨어진 초코는 나중에 먹고.”

“빙빙을 먹을 때는 누가 한 입만 먹자고 하면 자기가 먼저 하얀 부분(연유)을 베어 먹은 다음에 주고.”


서로서로 맛있게 먹는 자기만의 방법을 이야기하느라 목소리가 커진다. 누군가 방법을 이야기하면 거기에 더 얹기도 하고, 다른 방법을 알려준다.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뒤 책을 읽어준다. 책을 읽어주는 동안 아이들은 선동이와 율동이가 벌이는 걸음 놀이에 스스로 참여한다.


집에 도착해서 “우리 집 다 왔다! 자, 그럼 마지막으로 바른걸음!” 선동이가 신이 나서 말하는데 율동이는 꼼짝 않고 서있다. 아이들에게 율동이가 왜 그런지 물으면 모두 입을 모아 “아이스크림!”을 외친다.

“그럼 이번에는……. ‘뛰어! 아이스크림 걸음!’” 이 부분을 읽어줄 때는 ‘뛰어’를 가리고 ‘아이스크림 걸음’은 어떤 걸음인지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해볼 수 있도록 한다.


남혜란_한국그림책연구소 책임연구원, 『신개념 독서교육 그림책놀이』 저자


이 콘텐츠는 <월간그림책> 2019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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