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책방입니다
시골책방입니다
임후남 지음 / 256쪽 / 13,000원 / 생각을담는집
책방 문을 열고 첫해는 신나서 힘든 줄도 몰랐다. 책방이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반갑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생각보다 찾아오는 손님도 많고, 우리가 입고하고 진열하는 책이 기분 좋게 팔렸다. 북토크와 강연, 공연,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기획하고 저자와 독자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재미도 좋았다.
다음 해가 되면서 책방 일이 얼마나 관심과 정성을 쏟아야 하는지, 손님을 상대한다는 게 얼마나 고달픈 일인지, 책에 대해 꾸준히 공부하고 책방을 가꾼다는 게, 자영업이라는 게 내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걸 몸으로 체득하기 시작했다. 삼 년 차가 되면서는, 다른 책방들을 보며 부러운 마음도 갖고 한편으론 내가 더 잘하고 있지 못한 건 아닌가 기운 빠지는 날들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 후 꼬박 반년이 더 지났지만 아직 책방을 운영하며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는 나날의 연속이다.
‘생각을담는집’의 『시골책방입니다』는 시골에 살며 책방을 운영하는 저자가 그동안 손님을 만나고 생활하며 겪은 소중한 경험을 기록한 책이다. 도시에서 오랜 직장 생활을 마치고, 시골로 터를 옮기며 다짐했던 삶의 가치와 지향, 책방이라는 공간을 통해 저자가 만들고자 한 것들이 하나둘 실현되는 모습의 기록이다. 책은 책방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책이라는 상품을 사고파는 자영업의 공간을 넘어 마을에서 책방의 중요성과 우리가 잃고 살아가는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프랜차이즈가 도시를 장악해가는 이 순간, 획일화된 상업 공간이 마을 구석구석 퍼져 나가는 지금, 저자는 동네책방의 가능성을 책방을 운영하는 본인의 삶을 통해 증명해낸다. 영업장의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오로지 매출액으로 결정되고, 드나드는 손님의 수나 유행의 척도에 따라 정해지는 게 현실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책방이라는 공간은 결코 같은 잣대로만 판단할 수 없고, 작은 책방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책에는 책방을 운영하며 만나는 손님들과의 깊은 대화, 새롭고 진지한 인연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책의 힘, 독자와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그 순간, 공간의 신비로움 등 오직 책방을 하는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놓치고 있던 것들이 무엇인지, 책방을 운영하며 잊지 말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손님 수에 일희일비하며 보냈던 시간들, 북토크와 강연을 하며 오는 손님의 수와 팔리는 책의 수량에만 집착했던 모습들을 반성하게 됐다. 다른 상품이 아닌 굳이 책으로 사람들을 만나기로 다짐했던 처음의 마음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지켜가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생각을담는집이라는 책방이 꼭 잘돼서, 그 자리를 오래오래 지키면 좋겠다. 책방이 단순히 책을 거래하고 상품으로만 취급하는 곳이 아닌 마을의 문화공간으로 역할을 하는 좋은 사례로 남길 바란다. 그래서 경기도의 한 시골뿐 아니라 마을마다, 골목마다 작은 불빛을 밝히는 책방이 늘어나면 좋겠다.
최세연_책방 완벽한날들 대표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0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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