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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독서 Jul 14. 2022

그림책의 북극성을 만나다

그림책 이해를 도와주는 책

그림책의 책

제님 지음 / 560쪽 / 28,000원 / 헤르츠나인



그림책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어떻게 하면 도서관에 찾아오는 이들이 자기에게 딱 맞는 그림책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그림책의 힘을 믿기에 사막에서 길을 잃었을 때 반짝반짝 빛나는 북극성을 바라보며 위기를 벗어나듯, 그림책 한 권이 누군가의 마음에 북극성이 되어 빛을 비추고 길을 찾아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고 믿는다. 


잠시의 공백기에 학교도서관에서 봉사한 적이 있다. 쉬는 시간만 되면 도서관을 찾던 아이가 어느 날 우울한 얼굴로 도서관에 왔다. 가벼운 인사로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었니?” 물으니, 그 아이가 “오늘 아침에 엄마에게 또 야단맞았어요. 엄마는 무조건 화부터 내세요”라고 대답하며 속상해했다. 이럴 때 사서인 나는 어떤 책을 권하며 그 아이의 속상한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지 생각하다, 그림책 『착한 엄마가 되어라, 얍!』이 생각났다. 그 책을 같이 보았고 그 아이는 해맑게 웃으며 교실로 갔다. 이런 경험은 누군가의 마음을 토닥여주기 위해 그림책을 권해줄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했다. 

ⓒ『그림책의 책』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 시작하여 그림책의 뮤즈가 되었고 이제는 그림책 큐레이터가 되었다. 『그림책의 책』은 15년의 그림책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무려 1300권이나 되는 그림책들이 담겼다. 이 한 권의 책이 하나의 작은 도서관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총 6부로 구성된 책은 1부에서는 ‘그림책 큐레이션’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개념 정리부터 시작한다. 다양한 북큐레이션 현장들을 소개하며 북규레이션에 대한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도 함께 북큐레이션을 해보자고 제안한다. 2부에서 6부는 ‘엄마의 시간을 풍요롭게 가꾸는 그림책 북큐레이션’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는 북큐레이션’ ‘아이의 성장을 북돋우는 북큐레이션’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쓸모 있는 그림책 북큐레이션’ ‘책에 대한 이야기로 엮은 북큐레이션’ 다섯 개의 큰 주제로 구성되었고, 그 안에는 100개의 주제로 1000여 권의 책이 큐레이션 되어있다. 다양한 주제 속에 그림책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큐레이션을 만나볼 수 있다.   


무려 560페이지나 되는 이 책은 그림책과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다고 생각한 나에게 놀라움과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그림책을 통해 다른 사람과 공감하려는 많은 현장(가정, 도서관, 책방, 소모임)에서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된다. 오랜 시간 한결같은 집념으로 그림책을 탐색하고 꼼꼼하게 분석하고 기록한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최지혜_바람숲그림책도서관 관장, 『책 민들레 엄대섭, 모두의 도서관을 꿈꾸다』 저자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1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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