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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독서 Jul 15. 2022

심리학으로 들여다본 그림책

그림책 이해를 도와주는 책

그림책의 마음

이나미, 조자현 지음 / 248쪽 / 18,000원 / 다산기획



『그림책의 마음』은 우리가 어린 시절 흔히 읽고 접했던 그림책이 담은 내용을 심리학, 특히 칼 융의 분석심리학의 관점에서 이야기한 책입니다. 그래서 두 명의 융학파 분석가가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림책의 마음』의 들어가는 글에서 이나미 교수님은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 그림책”이라는 제목으로 이 책의 내용이 그림책 속에 들어있는 여러 인간 심리를 이야기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아마도 어른의 차가운 활자와 논리가 아니라 따듯한 그림과 감성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하고 싶어 하는 어른들이 그림책을 찾는 것이라고, 그림책을 찾는 어른들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림책은 훨씬 단순하고 간단한 문장들과 그림들로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가 그림책을 읽으면서도 왜 어떤 감동이 생기고, 어떤 장면들이 오래 마음에 남는지 알기 쉽지 않기도 합니다. 이 책에는 심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이야기를 골라, 그것이 인류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주제와 어떻게 우리 마음에 이해하지 못하는 영향과 감동을 주는지에 대한 설명이 담겨있습니다. 

마음에 미운 사람이 있을 때, 혼자 분노의 감정에 사로잡혀 폭발하려 할 때, 엄마로 살면서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해 생각할 때, 『호텐스와 그림자』 『괴물들이 사는 나라』 『엄마의 초상화』는 우리에게 깨달음과 위로를 줍니다. 누가 보아도 불행하게 태어난 강아지똥이 아름답고 쓸모 있는 민들레꽃을 피워내고, 올리버 버튼이 남자다움에 대해 고민할 때, 힘든 과정을 묵묵히 견디고 자신의 길에 대해 고민하는 융 심리학이 이야기하는 개성화과정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광대의 괴로움에서, 터널을 통과하는 앤서니 브라운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페르소나의 문제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의 시기에서 얻게 되는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게 되는 고통의 본질에 대한 질문들을 떠올리게 되지요. 


이나미 교수님과 저, 둘 다 이 책이 그림책을 단정적으로 설명하거나, 함부로 심리학적인 용어를 빌어 ‘이것은 심리학적으로 이것이다’라고 환원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주의했습니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곁에 두고 그림책을 읽으면서 더 많은 상상을 하고, 소홀히 했거나 지나치기 쉬운 작은 그림들이나 문장들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되기를 바라고 쓴 글입니다. 


책을 쓰면서 저는 정말 자유롭게 그림책을 읽고, 여러 감정에 휩싸이고, 작가들의 재능에 감탄하고, 작가들의 사랑과 위로를 듬뿍 받는 축복을 누렸습니다. 독자들도 이 책을 읽고 그림책에 대한 흥미가 생겨 책에 나온 그림책을 찾아 옆에 두고, 또 읽고 싶은 그림책이 생겨 서점에서 그림책 코너를 찾아 시간을 보내면 좋겠습니다. 그러다가 자연스레 그림책작가들이 보여주는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가 그림책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하고, 다시 삶으로 돌아와 위로와 용기를 나누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조자현_의사, 『그림책의 마음』 공저자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1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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