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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독서 Jul 13. 2022

균형 잡힌 그림책의 이해

그림책 이해를 도와주는 책

잘 나간다, 그림책

김서정 지음 / 228쪽 / 15,000원 / 책고래



『잘 나간다, 그림책』은 그림책 연구자이며 문학평론가, 번역자이기도 한 김서정의 그림책 평론집이다. 김서정은 KBBY 회장으로 일하기도 했는데, 활발한 어린이문학의 번역과 소개 그리고 연구 중에 그림책과 어린이문학을 매개로 하는 여러 국제 행사에 한국의 목소리를 대표하며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책은 저자의 그러한 연구자적인 측면과 국제 현장에서 한국 그림책의 위상과 특징을 읽어내는 시각을 모두 잘 담아내고 있다. 거론된 모든 책의 색인을 수록하고 상당히 많은 책의 표지가 작게나마 컬러로 실려있어 작은 책이지만 그 내용이 알차다.


특히나 이 책은 그림책에 입문하고 싶거나 그림책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대중화시키는 많은 이들이 기본으로 읽어볼 참고서로 권하고 싶다. 연구자로서 다져진 저자의 탄탄한 배경지식이 그림책 분야에서 알아야 할 많은 핵심어를 간략한 설명과 함께 책 전반에 걸쳐 소개하기 때문이다. 약간의 역사적 지식도, 시장의 흐름도, 중요한 작품과 사건도, 그림책에 수여하는 여러 상도 모두 거론되어 분야의 기본 지식을 습득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작품들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작품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환경, 도서관 및 책방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균형 잡힌 시각도 반갑다. 우리나라 그림책 분야의 발전을 세심하게 주목해온 이들이라면, 『아침햇살』 2010년 특집 원고로 이 책에 실려 더욱더 많은 독자를 만나게 된 「2000년대 스테디셀러 그림책의 특집」 같은 귀중한 정보 역시 무척 고맙게 여겨질 것이다. 찬찬히 읽어보면 십 년 사이에 한국의 그림책 시장과 창작 환경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다만 너무나 빨리 바뀌는 역동적인 한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최근의 상황에 대한 종합과 진단과 소회를 들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해외 유명한 상의 소개에서도 지면의 제약이 있지만 좀더 정확한 정보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칼데콧상 주관 기관의 이름이 바뀐 사실은 새로 반영되지 않았다. 실제로 출판 실험성을 중시하며 텍스트는 읽지 않다시피 하는 볼로냐 라가치상의 특성이나, 새로 지정된 분야(환경을 다루는 북스앤시즈, 예술과 건축 디자인 분야로 언급)가 매년 수상작을 뽑는 것인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애매하다. 


이지원_어린이책 연구가, 번역가


이 콘텐츠는 <월간그림책> 2020년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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