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 꽃피우는 사랑방

문화공간 산책 - ‘여주 세런디피티78’

by 행복한독서

세런디피티78은 여주의 한적한 숲속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나눔과 실천의 삶을 살기로 생각한 저희 부부가 만든 문화공간으로 문화 콘텐츠 플랫폼을 지향하는 동네책방입니다. 책과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소개하며 작가들을 만나고 서로 어울리며 인문학적 통찰을 나누어가는 곳으로 2018년에 열었습니다. 이 장소와 공간 개설의 영감은 한 권의 책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부부의 『조화로운 삶』입니다. 40여 년을 오로지 노동 같은 일과 일상의 문화적 추구를 균형 있게 실천한 그 정신에 감동해, 세상을 위한 소통의 통로로 세런디피티78을 설립하였습니다.

세런디피티78-외관.jpg

운영은 세런디피티 정신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해나갑니다. 세런디피티78은 뜻밖의 행운을 발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세돌은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바둑대국에서 번번이 지다가 딱 한판 5번 대국에서 78번째 수로 이겼습니다. 78번째 우연의 수를 행운의 수라고 해서 지었고 7전 8기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78세까지 건강하게 문화생활과 책모임을 하고 싶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여러 독서활동과 책방 탐방이 책방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독서를 좋아하고 즐기다 보니 독서와 관련된 문화 활동에도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죠. 도서관에서 주관하는 각종 문화 프로그램이나 인문학 강의, 세미나, 영화, 음악회, 미술관 견학 등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안목을 높이고 견문을 넓혔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공간을 만들어 지역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고 그 일을 50대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관계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니 시간을 들이고 꾸준히 하다 보면 지역의 요구가 생길 것이고 또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을 하나하나 하려고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책을 접하면서 책에 대한 지식도 쌓이고 자연스럽게 주위 사람들에게 큐레이션할 수 있는 자신감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특히 삶의 여정에서 힘들어하거나 고민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어떤 책이 필요할까?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추천하는데 이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참 뿌듯했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지만, 지금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모임도 생겼습니다. 주된 활동은 독서모임입니다. 독서모임은 책의 성격이나 주제에 따라 나누어서 하는데 제가 50대이다 보니 저와 교감을 나누는 사람과 하는 것이 먼저였어요. 50대 여성이 모인 팀은 지금은 40대에서 60대까지 함께 모이고 있는데 60대는 우리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많아 자극이 되기도 합니다.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데 같은 책을 읽어도 인상 깊은 부분이 다르고 각 세대의 관점이 모두 다르지요. 토론 때는 아슬아슬하기도 하지만 끝나면 모두 재미있어합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격려해주려고 하지요.

또 다른 모임인 달빛 독서회도 있어요. 직장인들이기 때문에 자주 모일 수는 없지만 한번 모이면 심도 있는 토론이 됩니다. 그래서 달빛 독서회 주최로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니 생각이 확장되는 듯합니다.

시와함께하는밤.jpg


저희는 나눔과 소통을 늘 생각합니다. 지역 농민들의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플리마켓과 바자회 등을 계획 중이고, 연주자와 직접 대면하는 라이브 무대로 음악회를 진행합니다. 클래식 기타, 인디 밴드, 피아노 연주 등 다양한 분야를 무대에 올리려고 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 상영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달항아리와 그림 전시회, 자신의 삶을 정리·기록하는 글쓰기 교실, 귀농 귀촌을 위한 은퇴 준비 교실 등 여러 분야에서 흥미로운 행사들을 기획 중입니다.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하는 것이 이 공간의 의미죠.


알베르 카뮈가 쓴 『페스트』에서 페스트를 해결할 수 있었던 방법은 ‘성실성’이라고 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사는 것이 난국을 이겨내는 방법이듯이 이 공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는 성실이라는 단어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지역 문화를 만든다는 것은 누구에게 강요하거나 간청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각자 가진 재능으로 서로 만들어가는 것, 그러다 보면 좋은 문화가 만들어지고 언젠가는 꽃피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책방을 연다는 것은 지역 문화를 연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꾸준함으로 지속할 때, 그 열정을 가지고 있을 때 책방에서 만난 여러 인연이 도와주고 아껴주고 사랑해주므로 이 공간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뜻을 같이하는 더 많은 분들과 함께할 날을 기대합니다.


•위치 : 경기도 여주시 명품로 127-40

•운영 시간 : 월~일 11시~18시

•연락처 : 031-883-7822

•인스타그램 : @serendpt78

•홈페이지 : https://blog.naver.com/youngmp78


김영화_세런디피티78 책방지기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2년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읽고 쓰는 삶을 살며, 책을 발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