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환회 지음 / 348쪽 / 18,000원 / 북바이북
책밥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두루 나오고 있다. 출판사 마케터와 에디터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마케팅할 때 알아야 할 10가지』 『마케팅을 품은 출판 기획』 『에디터를 위한 보도자료 실전 매뉴얼』 등의 ‘本(본)’ 시리즈를 필두로 북디자이너의 삶이 담긴 『어떤 탕수육』 등이 출판계 안팎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다.
온라인서점 MD의 거의 모든 업무와 희로애락을 담아낸 『독서를 영업합니다』는 그 이야기를 더욱 다채롭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쓴 구환회 MD는 교보문고의 최전선에서 책 파는 일을 하는 ‘서점 사람’이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현장의 업무를, 그중에서도 많은 시간 소설 담당 MD였음을 고려하면 이 책에 담긴 이야기가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도서정가제의 극적인 순간부터 ‘리커버붐’의 태동과 굿즈의 대유행과 쇠락기를 거쳐 2024년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서점 직원들을 비명 지르게 만든 그때까지, 한국 출판계의 굵직한 순간들을 온몸으로 정면 돌파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책이 그런 순간들을 회상하는 것들로만 채워졌는가 하면 절대 아니다. 출판 마케터와 에디터들이 늘 고민하는 것을, ‘온라인서점에서 책을 알리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와 ‘어떻게 서점 직원과 프로모션을 효과적으로 논의할 것인가?’와 같은 출판인들의 고민에 대한 답이 담겨있다. ‘지금’ 온라인서점에 가서 책을 소개하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이 책을 읽고 미팅을 잡으면 좀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현실적인 조언이 두루 담겼다.
출판사에서 책을 알리는 일을 하는 까닭에 나 또한 구환회 MD를 알고 있다. 책을 읽다가 궁금해져서 메일함을 찾아봤다. 인연은 2012년에 첫 메일을 받으며 시작됐다. 이벤트 제안서가 담긴 그 메일을 기점으로 많은 순간을 함께했는데 인상적인 건, 사적인 대화를 나눌 때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해 문학동네 직원인 나에게 최근에 재밌게 읽은 타사의 책을 열심히 소개했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나도 몇몇 책을 읽게 됐고 어떤 작가들을 좋아하게 됐다. 대표적인 경우가 다카무라 가오루다. 구환회 MD는 정말 열광적으로 나에게 그의 책을 소개했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진심을 다해서 책을 권해주는 그 모습, 그것이 구환회 MD의 트레이드마크다.
『독서를 영업합니다』에서도 그와 같은 기질이 발휘되고 있다. 서점 사람으로 책을 알리고 판매하는 업무적인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읽고 진심으로 권하는 책’들을 사방팔방으로 소개한다. 그 글에서도 마음이 느껴져서일까. 읽는 동안 몇 권의 책을 구입했다. 이것은 영업당한 것일까. 상관없다. 진심을 담은 이야기의 끝은, 거의 대부분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이 책 또한 그렇다.
정민호_문학동네 마케터, 『마케터의 팔리는 글쓰기』 저자
-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6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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