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강력한 개인이 온다
구본권 지음 / 240쪽 / 18,000원 / 김영사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인 2022년 11월,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미국에서 만들어진 온라인 서비스 하나가 이렇게 세상을 크게 바꿀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등 저명한 IT 인사들이 오래전부터 “미래는 인공지능의 시대”라고 말해왔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남의 일로 여겼다. 그러나 이제 웬만한 사람이라면 날마다 수십 차례 챗GPT와 제미나이를 불러내 글을 쓰고, 질문하고, 대화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인공지능 테마주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어느새 우리는 인공지능의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챗GPT 덕분에 일상생활의 편리함은 크게 늘었다. 일찌감치 변화를 읽고 AI 반도체 산업에 투자해 달콤한 결실을 거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편리함 속에서도 불안감을 느낀다. 국내외에서 거의 매일 들려오는 뉴스는 AI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줄이거나 대체한다는 소식이다. 기술로 인한 편리함과 불안함은 동전의 양면처럼 늘 함께 찾아온다. AI를 누구나 일상에서 활용하게 되었다는 것은 사실상 거의 모든 사람의 삶의 방식을 바꾸게 된다는 뜻이다. 학생, 교사, 직장인은 물론, 아이들과 노인의 삶까지 달라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공부 방식, 일하는 방식, 사업 방식은 물론 사람들 간의 관계 맺기와 소통 방식까지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를 불안하게 만든다. 우리가 추구해 온 배움과 성장, 성공의 방식이 흔들리거나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AI 시대, 우리는 어떤 길을 찾아가야 할까?
2026년 1월에 출간된 『AI 시대, 강력한 개인이 온다』를 출판사와 논의한 시점은 3년 전인 2023년 초였다. 챗GPT의 등장이 주는 충격을 접하고 출판사와 책의 방향을 논의하던 중, 필자가 제시한 개념은 ‘강력한 개인’이었다.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를 사용해 보자마자 필자는 “이 도구를 능숙하게 다루는 새로운 개인이 등장할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그 개인을 설명하는 말이 바로 ‘강력한 개인’이었다. 과거에는 특별한 혈통, 재능, 자원, 좋은 교육 환경이 강력한 개인의 조건이었다면, 인공지능 덕분에 그 기준이 달라졌다. 이제는 혈통이나 재능과 무관하게, 손안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누구나 강력한 개인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챗GPT와 제미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더라도, 모든 사람이 강력한 개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강력한 개인들이 등장하는 한편, 동시에 취약해진 개인들도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2025년 상반기에 원고를 마무리해 출판사에 넘겼는데,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초고를 읽은 출판사 편집진의 반응이었다. 출판사와는 애초 책 제목 그대로 『AI 시대, 강력한 개인이 온다』를 주제로 하기로 하여 그에 맞춰 집필했지만, 편집진은 다소 난색을 보였다.
2년 넘게 고민하고 집필해 온 필자로서는 ‘원고가 완성됐는데, 이게 무슨 일이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러나 다시 편집진의 우려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연스럽고 타당한 말이었다. 사실 필자 역시 집필 과정에서 ‘AI 시대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강력한 개인이 될 수는 없으며, 오히려 불안해할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생각할수록 출판사의 의견이 옳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원고 내용을 상당 부분 수정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AI 시대, 강력한 개인이 온다』는 제목과 기본 방향은 유지하되, AI 기술의 급부상과 일자리 불안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보통 사람들을 위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보강했다. 책이 출간된 뒤 주요 매체의 서평이 이어지고, 온라인서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며 여러 곳에서 저자와의 만남이 요청되는 것을 보니, 책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전해졌다. 저자로서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음에 큰 감사함을 느낀다.
『AI 시대, 강력한 개인이 온다』의 핵심 메시지는 책을 마무리하며 인용한 라틴어 문장 “감히 알려고 하라(Sapere aude)”에 담겨있다. 이는 독일 계몽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좌우명으로, ‘앎’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스스로 배움과 탐구의 주체가 되는 용기 있는 행동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필자가 250년 전 독일 철학자의 좌우명을 AI 시대에 다시 강조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지금은 대부분의 지식과 기술이 AI에 의해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아무리 유망해 보이는 지식을 배워도, 금세 AI에 의해 가치가 하락하거나 대체될 수 있다. 새로운 지식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업데이트되는 인공지능 사회에서는, 배우지 않는 사람일수록 낡은 지식에 의존하며 변화를 두려워하게 된다. 그렇기에 인공지능 시대의 진정한 강력한 개인은 끊임없이 학습하는 사람이다. 그 배움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다른 어떤 능력보다 ‘용기’이다. 즉, ‘감히 알려고 하는 용기’다.
저자가 되어 책을 쓰는 가장 큰 보람은, 집필 과정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데 있다. AI 기술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기존의 기술 발전이나 사회 변화와는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서 조사하고 연구했다. 그 결과 기하급수적 속도로 AI발 변화가 진행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고, 그에 적응하는 방법을 책에 담았다. 감히 알려고 하는 용기를 지닌 사람이 인공지능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은 ‘언러닝(비움학습)’과 ‘감식안’이라는 깨달음도 얻었다. 필자는 『AI 시대, 강력한 개인이 온다』를 쓰며 AI 시대에 강력한 개인이 되기 위한 방법을 깊이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얻은 통찰과 깨달음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구본권_『AI 시대, 강력한 개인이 온다』 저자
- 이 콘텐츠는 <동네책방동네도서관> 2026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행복한아침독서 www.morningreadi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