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뿜는 용

새빨간 불을 멈추는 방법

by 행복한독서

불 뿜는 용

라이마 글·그림 / 김금령 옮김 / 52쪽 / 12,000원 / 천개의바람



이상한 나라에 사는 앵앵이는 화난 동물의 피를 빨아먹기 좋아하는 모기입니다. 앵앵이는 시도 때도 없이 툭하면 화를 내는 아기 용 버럭이를 보자 얼굴을 콕 물어버립니다. 얼굴을 물린 아기 용 버럭이는 버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앵앵이에게 큰소리로 화를 냅니다.

“잡히기만 해 봐!”

바짝 약이 올라 고함을 치자 버럭이의 입에서는 시뻘건 불꽃이 뿜어져 나옵니다. 아기 용의 입에서 시작된 새빨간 불꽃은 점점 커져 접힌 책장을 넘겨도 이어집니다. 세 쪽에 걸쳐 팔을 쫙 펴야 다 보여줄 수 있는 기다란 불꽃이 천천히 등장합니다. 아이들에게 주변에 버럭이 같은 사람이 있는지, 그럴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물었습니다. 부모님, 선생님, 형제, 친구까지 아이들 주위에 버럭이들이 꽤 많습니다. 물론 그런 질문을 하는 저나 대답을 하는 아이들도 불꽃의 크기만 다를 뿐 모두 버럭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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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럭이가 내뿜은 크고 긴 불꽃은 집을 반이나 태우고도 몸에 남아, 음식도 손에 닿으면 태우고 친구들 꼬리도 태워버립니다. 결국 아무도 버럭이 곁에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버럭이도 화를 삭이고 몸에 남은 불을 끄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합니다. 물에 몸을 담그기도 하고, 땅속에 얼굴을 묻고 열을 식혀보지만 도무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배도 고프고, 피곤하고, 슬픈 나머지 버럭이는 엉엉 울기 시작합니다.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 한참을 울고 나자 버럭이 몸의 불꽃이 서서히 꺼집니다. 울거나 웃으면 불 뿜는 저주가 풀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버럭이. 앞으로는 큰소리로 화를 내는 대신, 울거나 웃으며 화를 다스리는 용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 책은 유치원 어린이부터 초등 저학년 학생들에게 화가 날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감정 조절 방법을 알려줍니다. 화가 나는 상황에서 무조건 참으라고 하는 것보다 화를 내고 나면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내 몸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알려주는 우화를 통해 아이들 스스로 느끼게 하면 좋겠습니다. 크게 화를 낸 뒤, 며칠씩 끙끙거리며 힘든 시간을 보낸 어른이라면 점점 커지는 불꽃 장면에서 화를 내면 낼수록 수위가 거세지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겁니다.


이상한 나라라는 설정 때문인지, 책에는 현실에 없는 상상 세계의 동물 캐릭터가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구석구석 오밀조밀 표현된 여러 동물을 구경하다 책을 덮고도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언제 화가 나는지, 그럴 때 어떻게 하면 기분이 나아지는지 아이들 감정을 다독이며 읽기 좋은 그림책입니다.


정진영_『그림책 육아』 저자


이 콘텐츠는 <월간그림책> 2018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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