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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부자작가 Sep 18. 2023

서포 그 까이꺼

경단녀 취업기 2

(지난 글- 죄송합니다. 오래 쉬었습니다 후속)




23년 2월 28일 남편 회사 전소되었다.


외벌이인데... 어떻게 해야 하지?

회사도 대책은 없다.

그래방법이 생길 때까지 무한대기다.



당장 월급이 없는 상태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언제 방법이 생길까?




이제 막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첫째와 초등학교 입학을 한 둘째, 어린이집을 들어간 막내.

하루, 이틀, 일주일...

시간이 흐른다.

초조함도 늘어간다.



방법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방법을 만들자!


'당장 할 수 있는 뭐라도 해야겠다.'



'배운 게 도둑질'

결혼 전 내가 제일 오래 했던 일,

어린이집 교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10년 동안 경력이 없으니 장기미종사자 교육도

필수다. 한 달간 주말마다 어머님께 아이들을 부탁했다. 휴, 비대면이라 다행이다.



 9시부터 6시까지 방에 틀어박혔다.

 "엄마 공부해야 하니 들어오면 안 돼." 막둥이에게 말하곤 책상 앞에 엉덩이를 붙였다.


듣고 메모하고 또 듣고...

신입생이 된 것 같다. 너무 오래 쉬었나?

왜 기억이 안 나지?

열심히 들었다. 이수도 했다. 그런데 자신은 없다.



내 아이 또래 아이를 돌보고 퇴근하면

난 내 아이를 잘 돌볼 수 있을까?

짜증이 늘지 않을까?

집에 돌아오면 아이가 예뻐 보일까?



다른 방법도 찾아야겠다.



22년 코로나가 온라인수업을 익숙하게 만들었다. 생소한 줌에서 익숙한 zoom이 되었다.


온라인 수업은 상의만 잘 차려입고 더러운 집은 블러처리나 가상배경으로 해결한다.

이동시간도 미리 준비할 시간도 필요 없다.

노트북으로도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하다.


이거다!


온라인 수업이라면 육아도 문제없겠다.

그렇게 '디지털배움터 서포터스'에 지원했다.




면접 일정이 잡혔다. AI면접이란다.

디지털튜터 시험 볼 때 한번 경험해 봐서 다행이다.



십 년 만에 입어보는 정장, 화장 따윈 모르지만 찍어 바른 얼굴, 곱게 묶은 머리, 조용한 안방까지 힘들게 옮긴 책상, 면접볼 노트북과 닝 방지용 스마트폰까지 준비 완료!



 겨울 방학인 아이가 들어올까 말해놓고 문까지 걸어 잠갔다. 이 정도면 완벽하다.

면접 필수문항까지 달달 외웠다.



 '이 정도면 떨어질 일 없겠다.'


AI면접은 정해진 시간에 문제를 보고 녹화를 한다. 녹화 타이머도 정해져있다.

면접녹화를 누르고 말을 하는 찰나,

아뿔싸.

AI면접 와중 울리는 소리.



"따르릉"



전화가 왔다.

평소 스팸전화 말곤 울릴 일이 없는데...

지인이다.

서둘러 껐지만 이미 머릿속이 하얗다.

어디까지 말했는지 기억도 안 나고, 질문을 봐도 답변이 떠오르지 않았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다.



'이번 면접은 망했다….'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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