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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맥시멀리스트입니다만...
미니멀을 추구하는 세상에 하는 가벼운 변명
by
행부작가
Oct 7. 2023
출처- 생성형ai
안녕하세요. 미니멀리스트 여러분.
저는 맥시멀리스트입니다만, 나름 잘 살고 있어요.
솔직히 말할게요.
우리 집은 난장판이에요.
아, 오해하지 마세요.
제 기준입니다.
그게
엉망인 거라고요?
아, 네. 그럴 수도 있겠네요.
왜 그렇게 사냐고요?
난들 처음부터 이렇게 살았을까요?
아침, 점심, 저녁, 자기 전 치웠어요.
어지르는 애 따로, 치우는 엄마 따로.
-이 넘의 화장실은 왜 맨날 치워도 더럽죠?
-여긴 거실인가... 쓰레기통인가? 왜 바닥에 쓰레기가 있죠?
- 설거지 너무 싫어요
- 5 식구 빨래 이건 산인가요?
주말마다 대청소한다고 소파를 이리저리 옮기는 건 기본이었어요.
청소 한 번에 2시간은 넘게 걸리니 말 그대로 대청소이었죠.
이불도 매주 빨고, 아침저녁으로 벗은 빨래에 쉴 새 없이 세탁기와 건조기가 열일 중이에요. (사실 이건 지금도 그래요.)
그런데 지금은 왜 이 모양 이 꼴이냐고요?
집안일이라는 게 그렇더라고요.
해도 티가 안 나고
안 하면 티가 나는 이상한 일거리더라고요.
애들한테 물어보면 다 자기는 안 그랬데요.
그럼 우리 집에 유령이 사나 봐요.
매번 치우며 살 땐 안 치우면 큰일이 날 것 같았어요. 덩달아 잔소리도 늘고요. 화딱지도 났어요.
덜 치우며 살고 난 뒤에는 왜 그렇게까지 뭐라 했나 싶어요.
살아보니 별 거 아니네요.
단지 내 눈만 질끈 감으면 돼요.
아, 더불어 잔소리하는 남편도 없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안 치우는 건 아니에요.
그냥 살림이 조금 더 있을 뿐이죠.
다들 그렇게 살지 않나요?
냉장고 좀 채우고, 서랍도 채우고, 선반도 채우고 부족하니까 현관 수납장에 갈 수도 있죠. 뭐.
먹을 거 없을 때 생각나는 라면 떨어지지 않게 사놓고, 애들 반찬 하기 좋은 햄이나 참치캔 좀 쌓아두고, 아이들 간식 채워두는 일. 다들 하지 않나요?
물론 운동화 세탁 얼마나 한다고 세탁세제 좀 과하게 사고, 실리콘 곰팡이 젤도 5개씩 사놨습니다만... 언젠간 쓰겠죠.
네네.
그때 그때 필요한 거 사면된다는 거 저도 알아요.
근데 귀찮잖아요.
한 번에 사두면 좋지 않나요?
택배가 너무 자주 온다고요?
내가 샀는데도 택배 상자 열면 선물 온 거 같지 않나요? 저만 그래요?
음식도 낭비하게 생겼다고요?
저도 냉파
잘해요.
냉파 하면서 떨어지는 게 있으면 장 볼 때 다시 사는 것뿐이죠. 뭐가 얼마나 남았는지는 다 기억하고 있어요. 그냥 개수가 줄어들면 미리 사야 마음이 편한 것뿐이에요.
치워야겠다 마음먹으면 정리도 잘해요.
아예 싹 버리거든요.
버리고 나서 어쩌다 한 번씩 '괜히 버렸다.' 후회할 때가 있을 뿐이죠.
물건을
끌어안고
사는 건 아닌데, 추억을 안고 살긴 해요. 국민학교 시절 사 모은 책받침과 색칠공부는 중학생이 되어서야 사촌동생 줬어요. 아까워서 저만 못 쓴 건 아니죠? 그냥 소장용, 눈으로 감상 잘했어요.
정리할 추억도 많죠. 단지 서랍 안, 박스 안, 팬트리 안, 수납장 안에 고이 모셔뒀을 뿐이죠.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도 들어요.
맥시멀과 미니멀 사이에서 방황하지 않았다면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 이사를 많이 다녀서 장담할 순 없네요.
그거
알죠. 이사할 때 진짜 많이 버렸는데 이삿짐센터 사장님이 짐이 너무 많대요.
그럼 제가 버린 건 뭐죠?
이사한 지 벌써 2년.
버리고 온 양만큼 늘어난 것 같은 건 착각일까요...?(나 몰래 증식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치우고 또 버리고
사재끼고 정리하며
나름 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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