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의 맛을 알자
오늘은 일어나서 무작정 걷는다.
걷기만큼 쉽게 명상에 들게하는 것은 없는 듯 하다.
아…좋다. 이렇게 빠르게 고요해지는 것이..
이렇게 빠르게 의식이 확장되는 것이..
걷는다는 건 참 사랑스런 행위다.
걸으면서…
사물을 볼 때 사물과 바탕을 바꾸어 본다.
보통은 시야에 들어오는 나무와 건물 . 빌딩을 비롯한 사물을 主로 본다.
그런데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을 바꾸어보는 거다. 나무.건물.빌딩이 客이 됩니다.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보이는 텅빈 공간이 主가 되고,
그 나뭇가지가 客이 됩니다. 한없이 펼쳐진 바탕위에 나무가 드러난 것처럼 바탕이 주가 되고 , 그 위에 드러난 형상이 객이 된다.
마치 한바탕 맑은 드넓은 가을밤하늘에 덩그라니 밝고 환한 보름달이 떴을 때
자연스럽게 하늘을 主고 보고
보름달을 客으로 보는 느낌처럼 말이다.
시야에는 적은 여백과 많은 사물들이 채워져있다. 이럴때 여백을 主로 보아보는 것.
물리적으로도 그러한 실습을 해보다보면,
정신적으로도 여백을 主로 보는 삶의 본질을 놓치지 않기가 쉬워짐을 느낀다.
그렇게 바꾸어보면,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식이 확장된다.
몸이라는 육체에 갇힌 유한한 존재로서의 내가 아닌
더 크고 자유로운 존재의 나와 만나는 연결점을 체험하게 된다.
여백이 있는 삶을 회복하는 것!
더 나아가 여백을 主로 두고 살아가는 삶!
마음의 중심이 있는 삶!
그런 삶의 새로운 하루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