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지?

운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때

by 정오의 햇빛

무엇에 대한 말을 하고 싶어서 하필 운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까.

이건 분명 운전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마음은 그쪽으로 말을 밀어 넣었다.
직접 말하기에는 아직 너무 무거운 어떤 것이 있어서, 조금 안전한 비유를 찾은 것처럼.


운전은 조종과 긴장의 언어다. 앞을 보고 있다는 감각, 멈출 수 있어야 한다는 책임,
사고를 피하기 위해 몸을 잔뜩 세운 상태.


그래서였을까. 운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마음이 이상하게 가라앉았다.

무엇이 연결돼서 이 이야기가 나왔는지, 혹은 무엇을 아직 바로 알면 안 돼서 운전이라는 우회로를 택한 건지.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내가 두려워하는 어떤 것을 이제는 알아야 할 때가 된 건 아닐까 하고.


하지만 곧 깨닫는다.
두려움은 새로운 사실 때문이 아니라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살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 때문이라는 걸.


운전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다루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였다.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지, 멈출 수 있는지, 아니면 멈추는 순간 무너질 것 같아 계속 달리고 있는 건지.

지금은 답을 찾는 단계가 아니라 귀를 대고 마음의 소리를 듣는 단계에 가깝다.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이 비유의 형태로 먼저 도착했을 뿐이다.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둔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 정확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문 앞에 와 있다. 아직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거기까지는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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