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드립니다.

김밥

by 정오의 햇빛

11시

운동을 마치고 정성껏 샤워를 했다. 새옷으로 갈아입고 늦은 아침식사를 하고

서재로 들어서며 환대하는 향기를 만난다.

표현하기 힘든 그러나 내 안의 무언가가 환호하는 그런 향기.

이것이야. 이것이 무엇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온몸으로 느껴지는 안도감.

내가 만든 환경은 아닌데

이상하게도 바로 내가 원하는 그 환경.

창밖으론 푸른 소나무가 나를 바라보고 적당히 어두운 공간.

오늘은 어떤 이야기들이 흘러나올까 지켜보는 이 시간과 공간은 나한테 너무 과분해서 목이 메인다.

이느낌은 겸손이나 주제파악하고는 다르다.

어두운 음지에 조용히 스며드는 햇빛처럼 은밀하고 조용하다.



1시 30분

두시간 반이 지났다.

머리가 띵하면서 졸립기도 하고 바삭거리는 과자가 먹고 싶기도 하고 다리를 흔들고 싶어진다.


1시53분

샌드위치를 먹고 왔다. 너무 두꺼웠다. 내일은 얇게 만들고 야채는 따로 준비해야겠다.

기분이 좋다.

1시 54분


2시 20분

삼십분도 되지 않았는데 졸려온다.

글쓰기가 흥미롭지 않다는 이야긴가? 정리해서 발행하는게 힘에 부친다는 이야긴가?

환경은 더 이상 요구할 수 없을만큼 완벽한데 몸이 못따라가는걸까?

일단 화장실에 가보자.

내 몸이 무얼 원하고 있는걸까? 피곤한건가?

2;25


2:47

글을 쓰다가 머리가 까닥 했다. 그만해야 할 거같다.

벌려놓은 이야기가 많은데 정리하지 못하는게 아쉽다.

어쩌다 졸음에서 놓여났다.

정리를 마저 하고 이제 침침한 눈을 멀리 보낸다.


3;49

이제 일어나야겠다.

다리보다 눈이 침침하고 떠지지를 않는다.

작은 글씨를 너무 오래 보았다.

오늘 쓰고 싶은 만큼 충분히 썼다.

자꾸만 글이 생겨나니 안쓸수도 없다.

이제 김밥알바 한시간 하고 밤에는 운동을 하고 오늘 하루가 끝난다.


알바는 재미있다.

남의 집 쌀로 남의 집 김으로 김밥을 돌돌말고 착착 썰어서 은박지에 삼십줄을 말아 주면

주인은 감사하다며 깊게 인사하고 돈까지 준다.

가끔은 김밥도 한 줄 먹는다. 내용이 화려하면 날마다 먹을텐데 부실한 시장김밥이라 그리 땅기지 않는다.

제주도 동문시장에는 관광객이 바글거려서 그 맛없는 김밥도 인기가 좋다.


아무리 생각해도 봉사활동보다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이제 집에 간다. 오늘 브런치 근무는 여기까지.

브런치가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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