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카페

비용이 들지 않는 곳.

by 정오의 햇빛

집에 혼자 있으면 글쓰기가 쉽지 않다. 눕게 된다. 서성이게 된다. 괜히 불안해진다.

그래서 밖으로 나간다. 카페나 도서관으로.


카페는 비용이 든다.

큰돈은 아니다. 그런데도 맘이 편하지 않다.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그 공간에는 값어치가 있다.

그걸 알면서도 왜 나는 망설일까.

소비에 대한 거부감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


인간은 소비하는 동물이라는데 소비하지 않는 나는 무엇이 되는 걸까.

명절이다. 도서관은 닫혔다. 갈 곳이 줄어든다.


용두암 해안가로 향했다.

바다도 하늘도 바람도 모두 무료다.

긴 방파제를 걷다가 호텔 로비를 발견했다.

넓은 테이블. 비어 있는 의자. 앉아도 될까. 괜히 자세를 고쳐 앉았다.

조용하다.
음악은 흐르고 와이파이도 된다.


여기가 내가 찾던 곳일까.

왜 나는 늘 이렇게 돌아서야 찾게 될까.

필요를 느끼면서도 바로 움직이지 않는다.

막다른 지점에 가서야 밖으로 나온다.

커피 값은 망설이면서 이 먼 길을 걷는 건 괜찮다.

돈은 아깝고 수고는 괜찮은 걸까.

나는 왜 나를 위해 쓰는 돈을 낭비처럼 느낄까.

누가 그렇게 가르쳤을까.

정말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을까.

아니면 나는 그들의 태도를 내 것으로 삼아버린 걸까.

가르친 적 없어도 배운 것들이 있다.

그게 문신처럼 남아 있는 걸까.


지금도 나는 그들의 시선으로 나를 보고 있는 걸까.

그런데 이 생각은 피해의식일까. 나는 과장하고 있는 걸까.

생각은 자꾸 극단으로 달려간다.


무엇이 사실일까.

나는 왜 차 한 잔 앞에서 이렇게 오래 서 있는 걸까.

작가의 이전글보시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