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할머니 생각난다. 나는 제주호텔 로비 할머니
김밥알바를 마치고 내카페로 왔다.
여전히 조용하고 쾌적하다.
창밖은 이미 어두워졌다.
이 고요가 내 것임을 느낀다.
오늘 쓰지 않은 커피값만으로 만원을 벌었다.
써야 할 돈을 쓰지 않으면 버는 것과 같다.
그때 문득 돈을 벌기 위해 나를 미뤄둔 시간들이 떠올랐다.
내 몸보다 더 무거운 짐을 지고 천천히 걸었던 순간들.
만원을 벌었다는 기쁨이 아니라 나를 밀어두지 않아도 되는 자유가
기쁘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필요한 것이 없어도 당근을 들여다 본다.
때로는 분리수거장을 들여다 보기도 한다.
이 반복되는 관찰 속에서 나는 작은 일상에 머무르는 나를 느낀다.
소비를 하지 않고 살 수 있으면 부자의 삶이다.
넉넉하지 않아도 부족하지 않은 삶이라는 깨달음이 마음을 가볍게 한다.
진정한 부자는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쌓아두지 않는다.
내 손때가 묻은 쓰지 않는 물건들을 내보내는 것은 아쉬운 이별이다.
사람에게 배우지 못한 이별을 나는 물건과 함께 연습한다.
처음부터 사람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