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은 돈을 안낸다. 그러니 내 카페가 맞다.
아침운동하고
내 카페를 찾아 길을 떠났고
카페를 발견해서 기뻤고.
김밥알바 마치고
다시 내카페에 와서 8시가 되었다.
완전히 어두워진 지금 집으로 가기 위해 일어서는 것도 좀 귀찮다.
올해는 이 호텔 로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조용하고 쾌적하고 따뜻하고 비용도 안들고
이용객은 나 하나 뿐이다.
투숙객을 위한 라운지인데 투숙객들은 제주도를 여행하느라 앉아 있을 시간이 없다.
최고다.
단점이 있네.
사람구경을 할 수가 없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뿐이라서...
쾌적함의 부작용이다.
8시가 되니 카페에 불이 꺼지네.
집에 가자.
어제 일기
5:30
눈뜨고 이불속에서 포근함을 야금야금 맛본다.
늦지 않으려면 눈을 일찍 떠야 한다.
6:00
김밥도시락을 준비하고 하루를 보내기 위한 가방을 꾸린다.
책가방을 싸서 학교로 가는 기분이다.
나의 학교에는 정해진 교실도 급우도 없고 선생도 없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아직 어두운 거리로 나선다.
7:00
운동시작
9:00
나이든 사람들이 간간히 운동을 한다.
차가운 의자에 앉아 딱딱한 김밥과 식은 우거지국밥과 샌드위치를 먹었다. 통밀빵에는 글루텐의 쫄깃한 식감이 없다. 보릿가루를 뭉쳐놓은듯 부실부실 부스러지는 허무를 씹는 듯한 맛이었다.
글루텐의 쫄깃함이 그리워지는 맛.
몸에 좋다더니 확실히 입에 꺼끄럽다.
입에 좋은 것을 먹어야 즉각적인 도파민이 분비된다.
몸에 좋다는 통밀빵을 먹는데 스트레스가 솟아난다.
왜 그렇지?
10:44
의자에 앉았다. 깊은 숨이 쉬어진다.
몸이 대신 머리가 일하는 시간.
분주했던 다리를 의자아래로 늘어트리고 바쁘게 공을 좇던 시선을 모니터에 고정시킨다.
10:55
이제 오늘의 브런치 근무가 시작된다.
지켜보는 사람도 없는데 머리에 수건을 쓰고 부지런을 떤다.
근무 계획표를 짜야겠다.
격무에 시달리지 않도록.
나에게 고용되어서 나의 감시를 받으며 일같은 놀이를 시작한다.
10:57
글쓰기 시작.
11:26
삼십분동안 글 하나를 마무리 짓지 못했는데 졸리기 시작한다.
새벽에 일어났고 운동을 두시간 했고 배불리 식사도 했으니
졸릴만 하다.
귤도 먹고 싶고 사과도 먹고 싶다.
물 한모금 마신다.
11:45
글 하나를 완성했다. 시간을 보니 50분 걸렸다. 10분에 하나 쓰려고
했는데 불가능한건가. 그냥 초고를 10분에 하나 쓰는 것으로 해봐야겠다.
문선생이 수요일에 점심같이 하잔다.
구정이라 독거노인을 부르는가 싶다.
11:52
쓰기 시작.
여전히 40분 걸렸다. 10분 쓰기는 불가능한건가?
불가능한거 같다. 글감이 있어도 글로 만드는데 시간이 걸린다.
워드시간만도 10분은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