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지 않는다.
아침 운동을 하고 나서, 점심에 초대를 받았다.
그 자리를 생각하며, 동태전을 부치고 시간을 비워두었다.
내 마음은 가벼우면서도 묵직했다.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느낌이 몸에 남아 있었다.
식탁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주인이 “이게 다 말장난이지?”라고 말했다.
그 순간, 마음이 잠시 움찔했다.
말장난이라니.
내가 소중히 여긴 이 시간과 노력,
이 자리를 위해 준비한 마음까지
순간 가벼워지고, 희미해지는 듯한 느낌.
그래서 나는 말했다.
“아유, 말장난을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죠.”
말을 하고 나서, 순간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내가 너무 큰 마음을 들고 왔던 걸까?
하지만, 아니었다.
이 마음이 있었기에, 나는 그 자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런데 집 주인은 “바쁜데 초대해서 미안합니다”라고 말했고,
나는 또 놀랐다.
아까 말장난이라고 한 그 말이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게 아니라,
초대 자체가 미안하다니.
말이 꼬이고, 흐려졌다.
주변 사람들이 웃었고, 그는 다시 “치매라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덧붙였다.
그 말이 모든 이야기를 덮어버리는 느낌이었다.
말의 책임이 증발한 순간.
그럼에도 나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치매라고 하면, 모든 말은 허공 속으로 흩어지는 것일까.
나는 그 자리를 떠올리며, 여전히 마음에 남은 무게를 느낀다.
그럼에도 후회는 없다.
내 마음이 진지했고, 그 자리를 소중히 여겼다는 사실이 남아 있다.
말장난이라는 말이 순간을 가볍게 만들었지만,
나는 나대로 그 시간을 경험했다.
그 경험을 마음속에서 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