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깨어나는 순간

장기도 깨어난다.

by 정오의 햇빛

직장의 시작 부근이 뻐근해진다.
느낌은 위아래로 서서히 번진다.

처음엔 통증처럼 느껴지지만 조금 지나면 전체가 꿀렁이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장은 생각보다 감정에 민감하다.
마음이 조여들면 먼저 굳어지고, 긴장이 오래 머물면 가장 늦게까지 그 흔적을 붙잡고 있다.

그래서일까. 몸이 깨어나는 이 순간에도 장은 늘 한 박자 늦게,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장도 심장처럼 지금 막 깨어나는 중이다.

이것은 아픔이라기보다 움직임에 가깝다.

다만 우리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종종 통증으로 오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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