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모리꾼 신도 사냥꾼 그리고 눈먼 양인가?
적당히 조용하고 편안한 스타벅스.
건너편 자리에 세 여자가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앳돼 보이는 여자를 구석에 몰아 앉힌 두 여자는 어쩐지 사냥꾼 같았다.
어린 여자애는 작은 토끼처럼 몸을 움츠린 채 이야기를 듣고 있고,
다른 한 여자는 대화하는 두 사람을 지키는 몰이꾼처럼 보였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가녀린 목소리의 여자는 뭔가 자기 하소연을 하는 듯했고,
사냥꾼 같은 여자는 말을 풀었다 조였다 하며 대화를 쥐고 흔드는 느낌이었다.
처음부터 분위기가 ‘도를 아십니까’ 내지는 이단스럽다는 생각이 스쳤다.
얼핏 들리는 말.
인과에 대해서 확실하다고 주장한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고.
엥.
그 말을 듣는 순간 안테나가 두 배로 민감하게 작동한다.
사고도 얕고 자기 사유도 없는 말.
아, 이단스럽다—
라는 생각 뒤에 곧바로 따라붙는 꼬리.
나야말로 선무당스럽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고 정체도 모르고 두 여자의 얼굴도 보이지 않는데
자세와 분위기와 목소리만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아.
진짜 이것도 병이다.
무슨 상관이라고.
가끔 나는 장면보다 먼저 구조를 읽어버린다.
누가 몰리고 있는지, 누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지,
누가 확신을 무기처럼 쓰고 있는지.
대부분은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맞는지 틀린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그 장면은 내 삶과 아무 상관도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안의 레이더는 오늘도 쓸데없이 또렷하다.
과도한 생각.
아마도 끄는 법을 아직 잘 모르는 것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