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과 비닐우산

언제부터 오는 비일까? 장마비 같다.

by 정오의 햇빛

사람들은 흔히 걱정을 쓸모없는 것, 소모가 큰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걱정하지 마라”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나는 묻고 싶다.
걱정하지 말라는 말 대신,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라는 것일까?


그건 사실 모르는 소리다.
작은 걱정들이 안개처럼 차곡차곡 쌓여서, 결국 우리가 마주하면 죽을 것 같은 깊은 걱정으로 남는다.

만약 걱정이 없다면, 우리는 그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원초적인 공포와 두려움과 절망과 마주해야 할 것이다.
그 앞에서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므로 걱정을 하지 말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부의 원초적인 공포 앞에서도 견딜 수 있는 힘을 키우라는 말이어야 한다.

아무런 힘도 없는 사람에게 비닐우산마저 뺏는다면, 그건 너무 가혹하다.


비닐우산이 완벽한 보호는 아니지만, 없으면 비 오는 밤거리를 걷는 일 자체가 견딜 수 없게 된다.

걱정이 많다는 것은 결국 자기 안에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그 감정을 견딜 수 있는 힘, 그 외적 힘을 키우는 것이 먼저다.


차 선루프에서 비가 샌다.

이거 고쳐야 하는데...

비가 오니까 걱정이 된다. 작년부터 비가 샜는데...

비가 흥건해서 컴퓨터도 교환했는데... 또 고장나면 어쩌나.

아. 짜증난다.

천장에 본드라도 발라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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