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하고 싶은 것은?

글을 쓰면서 알게 된 것. 표현할 줄 모른다는것.

by 정오의 햇빛

감정 표현에 자유롭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것이다.

감정을 억압해 왔기 때문일 수도 있고,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알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혹은 표현하는 훈련 자체가 부족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더 깊이 들어가면, 자기 내부의 표현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작동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나는 내가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하고 막연히 짐작했던 것들을 어느새 사실처럼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이 무엇인지 알려면 결국 말해보아야 한다. 입 밖으로 꺼내 보고, 문장으로 적어 보고, 스스로의 말을 다시 들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그런 훈련이 충분하지 않았다. 누군가 차분히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 경험도 많지 않았고, 내 생각을 가만히 더듬어 보는 연습도 부족했다. 그러니 감정만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의 욕구와 욕망 역시 쉽게 말이 되지 않는다.

표현되지 못한 언어들은 생각 속을 헤맨다.
단어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생각들은 마음만 어지럽힌다.


생각은 현실화되기 이전의 것들이다.

현실화 될 때 생각은 비로서 물성을 갖고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떤 생각이 있는지 조차도 잘 알지 못한채 하루하루 지내는 삶.

하루를 보내기 위한 몸짓만으로도 허덕였던 날들.

그 삶에서 나는 나를 표현할 어떤 필요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은 표현할 줄 모르는 삶을 인식하지만 어느 곳도 나의 표현을 반기는 곳은 없다.


표현하고 싶다.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를 보며.

예술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무엇을 표현할 수 있을까?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어디에 그 표현을 보낼 수 있을까.

귀찮음이 먼저 고개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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