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는 마음. 펄쩍펄쩍 뛰고 싶은 마음을 감추느라 떨고 있었다.
아침 밥상앞에서, 나는 조금 떨렸다.
김명선이 아침을 같이 먹자고 불렀다.
식탁에는 간장게장과 찐 야채 샐러드, 참깨 드레싱, 미역국, 쌀밥, 갓김치가 놓여 있었다.
두부에 계란을 입혀 구운 두부도 있었다.
혼자 먹던 아침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밥을 먹다가 문득 이상한 걸 느꼈다.
젓가락이 달달 떨리고 있었다.
나는 원래 손이 떨리는 사람이 아니다.
혈당이 떨어진 것도 아니고, 긴장한 자리도 아니었다.
그래서 중얼거렸다. “나 젓가락이 떨려. 파킨슨 시작되나?”
그런데 조금 더 먹다가 알았다.
이 떨림이 싫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어린애들은 너무 좋은 선물을 받으면 펄쩍펄쩍 뛴다.
나는 어른이라 그렇게 뛸 수 없다.
대신 내 안에서 무언가가 뛰고 있었다.
몸은 얌전히 앉아 있었지만 젓가락 끝이 그 기쁨을 대신 표현하고 있었다.
“나 지금 너무 좋아서 떨리는 것 같아.”
그렇게 말했을 때, 명선이가 말했다.
“아유.”
나는 물었다.
“그냥 먹으라는 뜻이야?”
명선이는 웃기만 했다.
그 순간에는 뭐라고 말을 붙일 수가 없었다.
고맙다는 말도, 맛있다는 말도 그 떨림 앞에서는 너무 평평한 문장처럼 느껴졌다.
나중에야 알았다. 그 ‘아유’는 무시도 아니고, 이해하지 못해서 밀어낸 것도 아니었다.
말로 받을 수 없는 것을 말로 받으려다 잠깐 놓친 반응.
아마 그랬을 것이다.
내가 느끼고 있던 기쁨의 크기가 그 짧은 아침 식탁 위에서는 너무 갑자기, 너무 크게 올라왔던 것인지도
모른다.
요즘 나는 자주 실패한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머릿속을 떠도는 생각을 건지려 하지만 번번이 놓친다.
그래서 생각했다.
몸 안의 말은 너무 미세한데 그것을 퍼 올리는 언어의 뜰채가 너무 성긴 것 아닐까 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건져 올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알았다.
그 미세한 말이 어디에 있었는지.
젓가락 끝에서 아주 작게 그러나 분명하게 떨리고 있었다.
나는 감동을 못 느끼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미 느끼고 있었는데 그것을 건져 올릴 언어가 없었을 뿐이다.
한참 전의 아침식사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나를 위해 바쁜 아침 시간을 비우고 식탁을 차리던 그 마음.
갑자기 귀부터 뜨거워진다. 어휴...
엄마가 차려주었던 그 많은 아침식탁에선 잠도 못깨고 먹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