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은 없다.

새롭게 보지 않는 한.

by 정오의 햇빛

해는 어제처럼 뜨고 우리는 눈을 뜨고 씻고 음식을 만들고 먹고 몸을 움직인다.

날마다 같은 일을 반복하며 하루를 건넌다.

그런데도 같은 일을 새롭게 경험하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전혀 다른 무엇을 해서가 아니라, 이미 경험했다는 기억을 잠시 내려놓을 때 생긴다. 같은 일을 새롭게 경험한다는 것은 어쩌면, 경험했다는 사실을 잠깐 잊어버리는 일에 가깝다.


내가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느꼈던 시간들도 돌아보면 일이 재미없어서가 아니었다.

나는 그것을 새롭게 보지 않았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이미 안다는 이유로, 오늘의 일을 어제의 눈으로 덮어보고 있었다.


새롭게 본다는 것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다. 익숙한 일 앞에 다시 호기심을 놓는 일이다. 이미 알고 있다는 기억에 기대어 보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일을 오늘의 눈으로 보는 것.


오늘을 과거의 경험으로 바라보는 한 새로움은 오지 않는다.

그때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지금의 삶이 아니라 머릿속에 남아 있는 기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능력이란 어쩌면 거창한 성취가 아니라, 같은 일을 조금 더 세련되게, 그리고 조금 더 처음처럼 경험해 내는 힘인지도 모른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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