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브런치

내가 찾는 전문가의 브런치는 어디에.

by 정오의 햇빛

연애전문가의 글을 봤다. 글이 100개도 채 안 되는데 팔로워가 4천 명이 넘는다.


글을 읽는 사람들은 뭔가 연애 방향을 잡고 싶어서 그 글을 찾아 읽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나는 읽으면서 별로 와닿지 않았다.


돈 없는 늙은 여자 입장에서 읽으니, 글 속 전략적 방법들은 전혀 마음에 닿지 않았다.
나에게 적용되지 않는 공략법이었다.

ㅋㅋㅋ
젊고 돈 많은 여자를 대상으로 한 전략을 늙은 가난한 여자가 읽으니, 당연히 와닿지 않을 수밖에.

그럼에도 팔로워가 4천 명이라는 건, 뭔가 확실히 전문가임을 보여준다. 400명이 아니라 4천 명이라니.


글 수와 팔로워 수는 비례하지 않는다
이 100개도 채 안 돼도, 핵심적인 정보나 전략을 담으면 팔로워 수는 빠르게 늘 수 있다.
특히 연애처럼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지만 쉽게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주제라면, 몇 개 글만으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타깃 독자가 명확하다
팔로워 4천 명 모두가 글에 공감하는 건 아니다. 글이 겨냥하는 사람들에게 강하게 매력적이라는 의미다.
즉, 글은 돈 많고 젊고 연애에 적극적인 여성을 공략하는 방법이다.


팔로워 수는 사회적 증거 역할을 한다.
“4천 명이 팔로우했으니 전문가일 것”이라는 신호가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실제 글 내용과 상관없이 전문가로 인식되기도 한다.


내 경험과 조건이 다르면 글의 전략이 현실적이지 않거나 매력적이지 않게 느껴진다.
이건 글이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타깃과 독자가 맞지 않아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결론적으로, 팔로워 수 4천 명은 글 자체의 절대적 전문성을 증명하지는 않지만, 그 특정 집단에게 강하게 먹히고 있다는 신호이자, 외부에서 보면 전문가처럼 보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지만, 내 연애론은

연애 전문가의 전략적 접근법보다, 나는 연애를 사람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본다.
기본적으로 매력적인 사람이 외적 요소를 추가하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함량이 부족한 사람이 외적 요소만 추구한다고 해서 매력남이 되기는 어렵다.


글쓴이도 서두에 말했다.

연애근육이 없다면 먼저 메타인지를 위한 독서를 하라.

그런데 메타인지라는 단어를 이해할 정도라면, 그 연애 공략법에 사천 명이 모이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연애전문가의 글은, 연애를 돕는다기보다 환상의 연애를 부추기는 장치처럼 보인다.
슈퍼맨의 의상이나 히어로의 괴력에 열광하듯, 독자들은 글 속 서사에 즐거워할 뿐, 실제 연애 도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환상을 충족시키는 글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의 ‘노인 환타지’를 충족시키는 글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시답잖은 말을 주욱 늘어놓는 것도 재미있지만, 누군가 내 환상을 충족시켜준다면,

글쓰기보다 읽는 데 더 바쁠 것 같다.


나도 사천명중의 일인이 되고 싶다.

사천명의 팔로워도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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