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밤 1

by 정오의 햇빛

아무도 나에게 답을 줄 수 없었다.

나는 오랫동안 물었다. 왜 그랬을까.
상담을 받았고, 심리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종교를 접했고, 명상을 했고, 상담을 공부했고, 사이코드라마와 여러 테라피를 경험했다. 사람들은 각자의 언어로 설명을 내놓았다. 이해하라고 했고, 받아들이라고 했고, 그들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그 모든 말들은 나의 질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그 질문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질문을 끝내 들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물어볼 수도 없었다.
설령 물어본다 해도, 그들은 말할 것이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자신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그 말은 그들의 삶을 설명할 수는 있어도, 나의 삶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나는 답을 포기한 채 살아왔다. 어쩌면 포기했다고 믿으면서 살아왔다.


나는 나 스스로를 꽤 성공한 사람이라고 여겼다.
삶에 더 이상 물음표가 남아 있지 않다고, 궁금한 것도, 알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이
그저 조용히 존재하는 상태에 도달했다고 생각했다.

그건 하나의 완성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아주 단순한 문장이 나에게 도착했다.

나는 그들에게 가족이 아니었구나. 그래서였구나.


그 한 문장은 오랫동안 봉인되어 있던 질문을 다시 깨웠다.

나는 그 질문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런 방식으로 다시 떠오른다는 것은
그 질문이 여전히 내 삶의 중심에 있었다는 뜻이었다.


오늘 나는 영화 <기억의 밤>을 보았다.

그 영화 속에서 한 가족이 무너진다.
하지만 그 붕괴에는 거대한 이유가 있지 않다.

어쩔 줄 몰랐던 스물한 살의 한 인간, 삶의 방향을 잃은 채 돈에 떠밀리던 중년의 한 인간,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다섯 살짜리 아이.

그들의 선택은 비극을 만들었지만, 그 선택들에는 어떤 ‘설명 가능한 이유’가 없었다.


그저, 모두가 각자의 한계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뿐이었다.

그 다섯 살 아이는 답을 얻기 위해 평생을 살아간다.
왜 우리 가족이 죽어야 했는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기 위해.

그 질문 하나로 삶을 버텨낸다.


그리고 결국 살인자를 찾아낸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답이 아니었다.

설명할 수 없는 침묵,
말해질 수 없는 진실,
그리고 아무 이유도 없었다는 사실.

그 아이는 그 사실을 견딜 수 없었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알았다.

답이 없는 질문은 사람을 끝까지 데려갈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때로는 그 끝이 삶의 끝일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렸다.

나는 꽤 착한 아이였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고, 시키는 일은 거의 다 해냈고, 살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왜 그랬을까.


왜 나에게는 그런 방식으로 대했을까.

그 질문을 나는 알지 못한 채로도 살아올 수 있었다.

어쩌면 다행이었다.


만약 그때, 나는 그들에게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정확히 알았더라면,

나는 나 스스로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나는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도 없다.

내가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더 이상 없다.

그 사실은 이제 와서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내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나는 그 상태로 두 아이를 키웠다.

나는 그 아이들에게 가족이 주는 안도감을 주지 못했다.

대신 가족이라면 해야 한다고 믿었던 돌봄을 주었다.

물질적인 돌봄. 정서적인 돌봄은 나에게 없었기 때문에 줄 수 없었다.

그것은 부족이 아니라 한계였다.

그리고 그 한계 안에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사실 나는 그 물질적인 돌봄조차도 충분히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내가 준 것은 내가 가질 수 있었던 것의 거의 전부였다.


이제 나는 안다.

어떤 질문은 끝내 풀리지 않는다.

그리고 어떤 삶은 그 풀리지 않는 질문을 안고도 계속된다.

나는 더 이상 그 질문의 답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대신 그 질문이 나를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조용히 바라본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살아낸 것들을 하나씩 인정한다.


그래도 가슴 어딘가 축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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