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강렬한 인기 나에겐 희미한 영화

by 정오의 햇빛

오래전에 <왕과 사는 남자>를 보았다. 그런데 아직까지 그 영화에 대해 글을 쓰지 못했다. 영화를 본 기억은 있지만, 무엇이 좋았는지, 어디서 감동을 받았는지, 떠오르는 장면조차 없다.

이 영화는 요즘 굉장히 인기다. 그러나 나는 왜 그런지 알 수 없다. 왕의 유배, 엄흥도의 애씀과 한명회의 권력, 역사적 사건들 모두 내게는 충격적이지도, 인상적이지도 않았다. 코믹한 요소도, 강렬한 주인공도 없다. 그저 지나간 이야기처럼 흘러갔다.


사람들에게는 화제가 필요한걸까?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날, 왕과 사는 남자가 그 역할을 대신하는 걸까? 역사 영화가 오랜만에 나와서일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영화는 나에게 희미하게만 남았다.


강력한 내용도 없는 영화였다. 왕이 힘을 잃으면 권력은 자연스럽게 넘어가고, 아무리 손에 쥔 떡이라도 그것을 지킬 능력이 없으면 사라진다.


영화 속 사건들은 그렇게 흘러갔고, 나는 관객으로서 그 흐름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럼에도 한 가지 의미는 있다. 오래전 장항준의 <기억의 밤>을 보게된 계기가 되었다.


영화가 남기는 기억과 감정의 깊이를 다시생각하고 쥐어짜려고 해도 쥐어짜지지 않는다.


이 영화는 바로 그런 경험을 남겼다.

나에겐 재미도 별로고 내용도 희미하지만, 세상은 모두 좋아라하는 영화.


뭐가 그리 재미있는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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