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by 정오의 햇빛

오늘 오전은 계속 메모를 했다.

생각나는 것들을 적고, 중요하다고 느끼는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그렇게 쓰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벌써 오후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씻고 점심을 먹고 도시락을 챙겨서 나가면 금방 두 시가 될 것이다.

두 시에는 카페에 가서 글을 조금 쓰고, 네 시에는 알바를 가야 한다.
알바는 다섯 시에 끝난다.

그러고 나서 돌아오면 이미 저녁이다.


이야.
하루가 이렇게 순식간에 가버리다니.
벌써 저녁이 된 기분이 든다.

아직 하루가 다 지나간 것도 아닌데 마음은 이미 하루의 끝에 가 있는 것 같다.


밤에 돌아보니 하려고 한 일은 하나도 못하고 한 시간의 알바는 책임감으로 해냈다.

알바마저 없으면 나는 허랑방탕한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근데 김밥 스무줄 싸는 게 그렇게 의미있는 일인가?


아 그건 아니다.

하기로 한 일을 해냈다는 것이 의미있는 것이다.

나는 가끔 터무니 없고 멍청한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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