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게으른 노인의 현존

by 정오의 햇빛

아침, 눈을 뜨면 몸은 따뜻하고 편안하다.

적당히 허기지고, 창밖은 충분히 환하다.

해야 할 일도, 가야 할 곳도 없다.

나는 그저 침대 속에서 생각을 더듬는다.


시간은 흐른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반짝이며 스쳐 지나간다.

나가야 하는 걸 알지만, 아련하게 눈이 감긴다.


깊은 아쉬움도, 미련도 없이 눈을 떴던 어젯밤이 떠오른다.
곧 따스한 날이 오겠지, 마음은 천천히 그것을 기대한다.


머리는 어느 순간 한계에 다다르고, 생각은 잠시 쉬어야 한다고 알린다.

글을 쓸 때도 그렇다. 집중을 다 쓰고 나면, 몸과 마음이 잠을 부른다.


이 순간, 나는 그저 존재한다. 아무것도 이루려 애쓰지 않고, 흐르는 시간 속에 몸을 맡긴다.

집중할 수 없어져야 존재가 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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