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놓고 있는 시간의 즐거움

by 정오의 햇빛

글을 쓰려고 앉아 있는데 넋놓고 앉아 있는 게 편하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시간이 더 좋다.

교회 의자에 앉아 찬양대가 부르는 노래소리와 강하게 울리는 악기 소리들.
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거의 잠자는 듯한 청각이 깨어나는 느낌.
심장을 울리는 스피커의 울림.
공간 가득 울리는 진동에 잠든 의식이 두리번거리는 듯하다.

노래하고 연주하는 사람들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다.
듣는 사람의 역할이 노래하는 사람의 역할만큼 크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힘에 끌리는 의식.


성가대의 연습이 끝나고 조용한 묵상 음악이 흐른다.
참 오랫만에 어딘가가 흔들리고 깨어나는 느낌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한다.


몸과 마음, 느낌과 감각 오랫만에 모든 것이 살아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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