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가야 할 것만 같은 마음에 속이 울렁인다.
일생을 흔들리고만 있었는데 어딘가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같이 가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사람들이 다가오고 날씨가 변하고
그 모든 것들이 지나가는 동안 나는 내가 움직이고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나는 아직 태어나기 전인 걸까.
돌아가야 할 때가 아니라 이제 떠나봐야 하는 시간인 걸까.
아… 어떻게 하지.
막막하다.
발가락이 오무라 들어 바닥을 파고든다.
뿌리가 깊어서 오도가도 못한다.
떠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뿌리내리고 싶었던 것일까.
뿌리를 타고 오르던 수분이 아래로 흐른다.
방울방울 눈물되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