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또는 감사인사

by 정오의 햇빛

감사는 고마움이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경험이다.

반면 감사 인사는 그 감정을 겉으로 표현하는 행동이다. 사회적으로, 혹은 교육적으로 반복되는 감사 인사는 종종 마음속 진짜 감사 없이 능숙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때 감사와 감사 인사는 혼동되기 쉽다.


감사의 감정을 느끼기보다는, 그저 감사하는 행동을 능숙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보인다.

감사는 개인적인 경험이라면 감사인사는 나의 경험을 상대에게 알리는 일이다.


또한, 누군가에게 주는 행위 역시 단순한 선행이 아니라 상대를 무의식적으로 조정하려는 행동일 수도 있다. 이때 주는 사람은 스스로 우월감을 느끼거나, 타인을 통제하려는 마음이 무의식중에 있을 수도 있다.

감사와 선행, 동기와 행동은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 있다.


내 경험을 돌아보면, 내가 누군가에게 진정으로 감사를 느끼게 한 적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감사 인사를 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마음속 진짜 감사는 상대가 느끼는 것이지 누가 요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집을 구할 때 도움을 준 생선 가게 아주머니에게 진정으로 감사를 느꼈지만, 동시에 그 감사를 빚처럼 느껴 피하게 되었다. 1년 뒤 추석 때 마음을 담아 감사 인사를 전했지만, 여전히 마음 한켠에는 거리두기가 남아 있었다. 이 경험에서 깨달은 것은, 감사는 단순히 행동이나 판단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경험이며, 때로 그 경험은 기쁨뿐 아니라 심리적 부담과 복합적인 감정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감사는 강요될 수 없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도 없다.


감사 인사는 가능하지만, 그것이 진짜 마음속 감사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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