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을 품어보지 않았던 것에 의문이 생긴다.
이것은 하늘이고 이것은 땅이다. 그 말을 들고 문득 멈춘다.
이게 정말 하늘인가. 이게 정말 땅인가.
왜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보는 순간 이름이 붙는다.
배운 대로 익숙한 대로 그리고 끝난다.
그런데 지금은 끝나지 않는다.
이름이 붙는 그 순간을 보고 있다.
왜 하늘이라고 부르지.
이름없이 보면 무엇이 보일까.
말과 눈앞에 있는 것이 서로 떨어져 보인다.
붙는다. 이름이.
이건 생각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이건 진짜인가?
우리는 왜 이렇게 인식하지?
이름없이 보면 무엇이 남는가.
이 일은 바깥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마음속에서도 똑같이 일어난다.
싫다. 좋다 그렇게 이름이 붙는다.
이름을 떼어내면 남는 것은 단순해진다.
거기에는 싫거나 좋아할 것이 없다.
있는 그대로 본다는 말을 오래 들었다.
그말이 무슨 말인지 모른 채 살았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은 이름표를 떼어내는 일인지도 모른다.
저기 못생긴 사람이 있다. 그 사람에게 붙은 이름은 못생긴이다.
그 이름을 떼어내면 사람이 있다.
저기 사람이 있다. 그 이름을 떼어내면 저기 있다.
나는 있다.
나라는 이름을 떼어내면 있다만 남는다.
있다에서 있다라는 말까지 사라지면 무엇이 남는가.
말할 수 없음. 고요만 남는다.
그렇다면 가능한 것은 무엇인가.
평가가 일어나는 그 순간을 그대로 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오래전 말이 이제 도착한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산도 떼고 물도 떼고 시선만 남는건가.
그마저도 사라진다.
반야심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