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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 도전일기

미술에 대한 열정도 심어봐 봐….

by 제일리스 지은



캘리그라피에 이어 나는 그림이라는 도전을 7월 말부터 다시 새롭게 시작했다. 그림은 배운 적도 소질도 없어 관심 갖질 않았었는데 글씨에 대한 매력을 점점 느끼면서 쳐다보지 않았던 미술에 대해서도 작년부터 나는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막연하게 나이 들어 나도 취미로 그림 배워볼까?라고 생각 해본 적은 있었다. 그렇지만 미술에는 흥미가 없었터라 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뜬구름 속 상상으로 넘겨 버렸던 기억이 나는 것 같다.


그런 내가 글도 쓰고 캘리그라피도 도전하면서 미술도 배우고 글씨를 좀 더 돋보이게 해 보자고 다짐을 하며 관심을 갖게 될 줄이야.. 꿈에도 몰랐던 일들이 내 삶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잠자고 있었던 열정이 나도 모르는 사이 그림까지 이어져 올라왔나 보다. 그래서 난 앞으로 그냥 그 말도 안 되는 상상을 머릿속으로 계속해보련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언제부터인지 도심을 좋아했던 20대 시절과 달리 자연 속 바람과 풍경이 아름답게 느껴지며 꽃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작년 미술을 잠시 배우면서 어떻게 하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는데 그때 마침 관찰을 해보고 많이 봐야 한다는 미술선생님의 조언을 듣게 되었다. 그렇게 붓을 잡기 시작하면서 어렵고 이질감으로 느껴진 그림을 자연풍경을 유심히 바라보며 눈에 담아 보려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내손으로 저 풍경들을 그려봐야겠다고 생각한 작년의 일들이 문뜩 떠올랐다.


그렇게 작은 변화와 관심을 갖게 되면서 어쩌면 기본 색과 붓의 필압만 잘 조절하면 나도 그림을 그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캘리그라피를 하면서 생겼고 캘리그라피의 기본을 무사히 마치면서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수묵 수채화를 그려야겠다는 기대감을 갖고 도전을 이어 가게 되었다.



수채화를 배우게 된 첫날 수업은 역시나 설레는 마음 반 긴장반의 감정이 교차했다.


캘리그라피를 하며 붓과 조금은 익숙해진 감각 덕분에 처음 시작한 수업은 꽤 괜찮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색을 잘 만들어 붓으로 대기만 하면 그림이 예쁘게 그려지는 것이 너무 신기해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나에게 가능성이 보여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었다. 첫날수업은 나름 잘 마쳤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역시나 많은 연습량이 요구되었고 부족한 것들도 눈에 보이게 되어 글씨와 다르게 조여 오는 압박감이 오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도 그림을 그려가며 하나씩 깨달아 가는 것들이 있다면 물의 먹음의 정도 색의 적절한 조화 붓의 필압에 따른 느낌 등등 붓을 내가 얼마나 잘 다루고 필압과 색을 입체감을 갖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그 작품의 완성도가 결정된다는 것을 알게 되니 뿌듯함도 있었다. 그래서 그 작품의 완성도를 터득하기 위해 힘들어도 해보자고 결의를 다졌다.


나는 지금 처음 캘리그라피를 배울 때 마음으로 돌아간 것 같다. 아직은 처음이라 많은 연습이 필요하고 글씨 쓰는 만큼의 흥미는 없지만 캘리그라피를 할 때처럼 조금씩 실력이 향상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알게 되는 깨달음 속에 기쁨이 찾아올 거라 믿으며 이 시간도 참을 인을 마음에 새겨가며 견뎌 보기로 했다.



그렇게 7월부터 무더운 여름을 지나 10월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그렇게 계속 그려보니 처음보다 편안해지면서 여유도 생기고 물조절이나 색을 쓰는 것들이 조금씩 감이 오면서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 과정을 견디는 것이 시험대에 올라가는 기분이 들었지만 역시 연습만이 살길임을 새삼 또 느꼈고 나에게 실력이 중요하다.우선순위에 두진 않지만 확실히 보상이 있어야 기쁨도 두 배 만족도 두 배가 된다는 희열의 감정을 체험하며 누릴수 있어서 좋았다.


올해 수묵 수채화 수업의 과정을 마치고 나면 자격증 시험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잠시 시험을 보류하고 나는 다음 스텝 과정을 이어 나가기로 하반기 계획을 변경했다. 그리고 배우면 배울수록 어떤 분야든지 많은 분야의 이해와 시야를 넓혀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미술공부도 앞으로 시간을 내어 배워 그려보면서 실력을 키워 보고 싶다. 사실 한편으로는 예술에 세계에 입문하니 경험이 많고 실력 있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 속에서 살아남아 내 자리를 개척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때도 많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그 point


다양한 창작을 통해 아름다움을 표현한다는 것 그것이 좋아 시작했지만 그것이 내 목을 조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어려움이 오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리면서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깨달은 부분도 있었지만 규칙적으로 살아온 내가 사십 년간의 습관이 그림에도 표현되고 있다는 사실도 같이 깨달았다. 내 삶의 영혼은 자유롭고 다양하게 표현하며 살기를 원하지만 그것이 그림과 글씨에 표현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결국 나를 굴복시키며 멈추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나 스스로의 부담감 말이다.


잘하고 못하고 떠나 창작활동에 대한 부담감을 갖으며 새내기 작가인 내가 아주 미약하게나마 현직 작가분들의 마음을 느낀 기분이었다. 그래서 즐거워야 할 수 있다는 말이 마음에 크게 와닿았다.



요즘 신앙서적인 게으름이란 책을 읽고 있다. 신앙과 삶의 게으름에 이기기 위해 예전 읽었던 도서를 꺼내보며 삶을 점검 고자 정독하고 있는 중이다. 그 책의 일부분 중에 게으름의 단계적 발전 과정에서 쉽게 발견되는 것이 비교의식 이라고 한다. 게으름이 더 높은 단계로 발전되기 위해 가장 잘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 그거 꼭 해야 되나? ” 그렇게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 걱정 마.. 대부분 그렇게 안 살아.. 이렇게 스스로 설득하는 것이라고 한다. 마음의 게으름이 지성에 동의를 받으면 게으름과 싸우고자 하는 의지를 굴복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나와 있는 글을 보게 되었는데 어쩌면 나도 마음의 게으름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감사하게도 난 게으른 마음이 싫다. 부지런하게 살고 싶다. 그런데 육체에 대한 연약함이 있다 보니 휴식을 중요하게 여기고 추구하기도 한다. 그것이 가끔 나를 전진하지 못하게 손과 발에 수갑을 채우는 느낌이다. 이것이 나의 진짜 모습이다. 그렇지만 나의 전진과 새 힘은 하나님 은혜로 나온 것임을 나는 부인할 수 없다. 이제 나를 부인하고 마음의 게으름에 지지 않기 위해 부지런한 삶을 결단하며 최선을 다하여 배우다 보면 계산에 없는 하나님 은혜가 있지 않을까? 마음속으로 기도해 본다.

2025년 10월 6일 가족과 함께 보내는 대한민국의 명절 추석


어머니가 무척 생각나고 그리운 추석이지만 시원한 가을바람에 향취를 풍기며 여유를 갖고 보낼 수 있는 연휴에 감사한 마음으로 붓, 물감, 이합지를 꺼내 배웠던 그림을 다시 그려가며 연습에 몰두했고 그렇게 고군분투한 하루를 나름 의미 있게 보낸 시간이였다.

글출처: 숙제같은 인생을 축제같은 인생으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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