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인가?

더운 날 놀이터에서.....

by 좋은아침

"아들, 놀이터 갈래?"


"갈래, 갈래. 민우도 가?"


"모르겠네, 아들이 물어봐."


"엄마가 물어봐. 엄마가 물어봐죠."


유치원 하원 후, 아들의 유치원 친구 엄마들과 옹기종기 모여있다. 더위도 식힐 겸 조금이나마 기나긴 오후의 육아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자리를 뜨지 않고 미적거리고 있는 중이다. 아들은 목이 마른 지 요구르트를 사달라고 한다. 때마침 아이들 하원 시간에 맞춰서 나오시는 요구르트 판매 여사님이 보였다. 카드를 가지고 오지 않았던 터라 계좌이체까지 해서 요구르트 5개를 사 왔다.


하나씩 나눠주니 다들 좋아한다. 내 자식 입으로 들어가는 것만 봐도 기분이 좋은데 다른 아이들도 한 입 쪽쪽 빨대를 빨고 있는 모습이 그토록 귀여울 수 없다.


시원한 요구르트도 마셨겠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이들은 놀이터로 향한다. 저리도 좋을까 싶다. 마스크만 쓰지 않았다면 더 신날 텐데 마스크를 쓰고 뛰는 아이들의 이마에서 땀이 줄줄 흐른다. 더 더워지면 놀이터에서 못 놀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놀이터에서 놀던 아들이 어디에서 굴러온지 모르는 솔방울을 가져왔다. 발로 툭툭 쳐서 내가 있는 곳까지 몰고 왔다. 평소에 지나가다 보면 발로 뻥 차고 찾지 않았던 솔방울. 주변에 소나무가 한 그루도 없었다. 누군가 소나무 아래에 떨어진 솔방울을 손으로 집어왔거나 발로 차서 놀이터까지 가져온 모양이다.


"어, 그 솔방울 내가 눈으로 찾은 거야?"


"아니야, 내가 먼저 가지고 온 거니 내 거야."


아들의 친구가 아들 발 밑에 있는 솔방울을 보더니 가져가려고 했다. '눈으로 찾았다’라는 말이 이토록 사랑스러울 줄이야. 아이 친구에게는 아들이 먼저 가져왔으니 주변에 다른 솔방울이 있는지 찾아보자고 했다.


눈길만 주었을 뿐인데 내 소유가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우리는 매일같이 소유자의 이름이 붙지 않은 것들을 누리고 산다. 공기, 햇빛, 바다 등등 셀 수 없이 많다. 모두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들이 때론 누군가의 욕심으로 본래의 모습을 잃기도 한다. 나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아이들 세계에서는 내 손안에 없어도 내 것이 될 수 있다. 눈도 좋고 손도 좋다. 가끔은 눈으로 보이지 않고,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마음으로 뭔가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마음으로 찾다 보면 우리가 모르는 보물을 발견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아이들과 함께 하니 내 마음도 어려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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